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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의 소통부재를 알려주는 심심치 않은 이야기가 있다. “그 사람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더 힘들게 했어요”, “좋아서 하는 행동이라는데, 저는 점점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아이들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법정에서 만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툭하면 밖에서 회식하고는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왔다.
늦은 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늘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피자였다. 통닭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며 음식들이었다.
그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었다. 조용한 집 안에서 그는 아이들을 깨웠다. 시험공부를 하다 겨우 잠든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비틀거리며 일어났고, 억지로 몇 입을 베어 먹다가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는 말했다. “이거 먹고 자야지.” 그 말은 사랑처럼 들렸지만, 아이들에게는 고통이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은 더 피곤해졌고 잠을 설치다 보니 학교에서는 집중하지 못했다. 아내는 말렸다. “애들 좀 그냥 재워요.”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사 왔는데 왜 안 먹어?”, “이게 다 애들 생각해서 하는 거야.” 그에게 그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 행동은 반복되었고, 아내는 남편의 행동이 주사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가정은 점점 무너져 갔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피하기 시작했고, 아내는 더 이상 그 상황을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이혼이라는 선택에 이르렀다. 법정에서 그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아이들 먹이려고 좋아하는 거 사다 준 게 그렇게 큰 잘못입니까?” 그의 말은 단순한 항변이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게 사랑은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지느냐이다. 그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지 못했다. 피곤한 몸으로 억지로 깨어 있어야 했던 시간,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피로, 그 모든 감정은 그의 시야 밖에 있었다.
그는 그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고, 그 행동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상대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사랑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부담이 되었고, 아이들에게는 술주정하는 아빠라는 상처가 되었고, 아내에게는 고통이 되었다.
우리는 종종 ‘나는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인데’라고 말한다. 하지만 관계에서 좋은 마음은 충분한 조건이 아니다. 그 마음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그날 법정에 선 그는 사랑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그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강제로 상대방에게 먹으라고 주는 행동이었다.
그러한 일방적인 사랑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를 끝내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사랑은 의도로 완성되지 않는다. 상대에게 닿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 채 반복된 행동은 결국 관계를 지치게 만들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한 번 더 물어야 한다. 이 행동은 나에게 사랑인가? 아니면 상대에게도 사랑으로 느껴지는가? 하고 말이다. 그 질문을 놓치는 순간, 사랑은 쉽게 상처로 바뀐다.
[안귀옥 변호사의 법정에 선 남편 리포트] 4화는 ‘듣지 않았던 시간의 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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