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동철 편집국 부국장
제주시 애월읍 효성해링턴플레이스제주 아파트 시행사 대표인 A씨는 분양권을 사고파는 부동산업자로 2016년 인천에서 제주에 왔다. 피해자대책위에 따르면 그는 토지 계약금이 없어서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렸다.
10억원을 빌려 준 사채업자가 원금의 2~3배를 받았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A씨가 2017년 세무서에 신고한 아파트 토지 매입가격은 270억원이었지만, 최종 금액은 760억원으로 2.8배나 뛰었다. A씨는 8개의 유령법인을 만들었고 이미 확보한 토지를 몇 개의 법인이 다시 사들이는 ‘땅 돌려막기’ 수법으로 토지 매입가격을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A씨는 2019년 10월 지역주택조합 허가를 받고 예비조합원을 모집했다. 당초 414세대 중 예비조합원이 100여 명에 그치자, 그는 2021년 2월 모 투자증권회사로부터 초단기대출(브릿지론)로 515억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예비조합원 35명에게서 받은 투자금 22억5000만원을 모두 갚았다.
2021년 12월, 불과 10개월 만에 A씨는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760억원 규모의 대환대출(리파이낸싱)과 함께 20여 명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2차 피해자 대다수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던 서민으로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A씨는 아파트 분양 사업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2022년 9월 14개 금융기관(대주단)에서 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PF) 대출을 받았다.
A씨는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부터 정치권에 줄을 대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까다롭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나설 때였다. 대책위가 주장한 오영훈 전 제주도지사의 보좌진에게 유흥주점·골프 접대와 선거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 출마한 문대림 국회의원을 위해 입당원서를 모집해 준 의혹을 제기한 시점이기도 하다.
마침 지역주택조합이 일반 공동주택사업으로 전환되면서 A씨는 7층·414세대에서 8층·425세대로 분양 규모를 확대하려고 했다.
이곳 부지는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건축고도는 7층(20m)으로 제한됐다. 8층(24m)으로 층수를 높이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은 2021년 8월 말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사가 시작된 이래 2개월 만인 10월 말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통과됐다.
이에 대해 A씨는 해고된 전직 임원 등 5명이 오히려 회사 자산을 빼돌린 뒤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6500만원씩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향응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도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만약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정관계 비리 의혹이 터졌다면 선거판을 뒤흔들 뻔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싸우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선거가 끝나고 권력이 종료되는 날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제주경찰청 전담수사팀이 A씨 자택과 분양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권력과 결탁해 특혜를 얻고, 집 없는 서민들의 돈까지 가로챘는지 성역 없는 수사를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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