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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특사업, 4년 간 불용 109억…기간만 늘려선 ‘미완성’ 반복

광주 아시아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건립된 전남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특사업, 4년 간 불용 109억…기간만 늘려선 ‘미완성’ 반복

아특사업, 4년 간 불용 109억…기간만 늘려선 ‘미완성’ 반복

지난해 광주시 182억 원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 81억에 그쳐

국가사업에 지방재정 부담이 절반…국비 비율 크게 상향해야

2026년 08월 31일(월) 19:45

광주 아시아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건립된 전남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법을 고치고 사업기간을 늘리며 계획을 수차례 수정해 왔지만, 핵심 축인 ‘5대 문화권’ 조성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제외한 도시 전역의 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사업 상당수가 국비와 지방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여서 재정 여력이 부족한 광주시가 지방비를 제때 대지 못하면 국비까지 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의 유효기간을 다시 5년 늘리는 것만으로는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어 국비 부담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지원 체계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06년 아특법 제정 이후 장기간에 걸쳐 제도와 계획이 계속 바뀌었다.

애초 2007년 종합계획에서는 광주를 문화전당권·아시아문화교류권·아시아신과학권·아시아전승문화권·문화경관 생태환경보존권·교육문화권·시각미디어문화권 등 7대 문화권으로 나눴다.

하지만 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고 타당성 문제까지 제기되자 정부는 2018년 제2차 수정계획에서 이를 문화전당교류권·융합문화과학권·아시아공동체문화권·미래교육문화권·시각미디어문화권 등 5대 문화권으로 다시 묶었다. 권역마다 핵심사업 1~2개를 우선 추진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2021년 아특법 개정 당시 정부와 국회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이 당초보다 5년 여 늦어지면서 전당 건립 이후 본격화할 5대 문화권 사업까지 지연됐다는 점을 법 유효기간 연장의 직접적인 이유로 들었다.

이에 법의 유효기간을 2026년 말에서 2031년 말까지 5년 늘리고, 아시아문화원을 전당으로 통합하는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을 신설했다.

2022년 제3차 수정계획에서도 다시 5대 문화권의 공간 연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핵심사업을 추려 실행력을 높이기로 했다.

문화전당과 5대 문화권, 문화권과 문화권을 연결해 사업 성과를 광주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정부의 2025~2029년 성과관리계획에도 5대 문화권 조성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계획을 세 차례 수정하고 법까지 연장했지만 예산 집행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2025년 광주시가 시행한 ‘문화중심도시육성’ 사업은 추경 기준 182억5400만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 집행된 금액은 80억9800만원에 그쳤다. 결국 국비매칭이 되지않아 실집행률은 44.3%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보면 문화권 조성과 맞물린 사업의 지연 양상이 더 뚜렷하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건립에는 국비 35억6000만원이 교부됐지만 2025년 말 기준 실집행액은 0원이었고, 아시아 문화기술 실증센터 운영기반 구축 10억원 역시 실집행액이 없었다. ACC 연계 양림권역 근대역사문화 거점벨트 2억원과 2차 추경에 반영된 AI 기반 창의복합문화공간 10억원도 같은 상황이었다.

더욱이 불용은 일회성이 아니다. 문화중심도시육성 사업에서는 2022년 8억5000만원, 2023년 20억원, 2024년 36억4500만원, 2025년 43억9600만원 등 최근 4년 동안 108억9100만원이 쓰이지 못했다.

지방비 미매칭과 지방비 미확보, 사전절차 미이행, 관계기관 협의 지연, 사업 중단 등이 해마다 반복됐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물역사테마체험관 조성비 43억9600만원이 사업 중단으로 전액 불용됐다.

결국 아특법의 기간을 늘리고 종합계획을 새로 짜더라도 사업을 실행할 재정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5대 문화권 조성이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요 지자체 사업은 국고보조율이 50%여서 국가가 국비 50억원을 확보해도 지방정부가 5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지방비를 대지 못하면 국비 확보 자체가 실제 사업 진척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에 따라 현행 국비·지방비 5대5 구조를 국비 70%·지방비 30%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준호 의원실도 법 유효기간 연장과 별도로 지방비 부담을 낮추는 내용을 담은 아특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발의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법 제정 이후 문화권을 재편하고 종합계획을 거듭 수정했으며 2021년에는 5대 문화권 사업 지연을 이유로 법의 수명까지 5년 늘렸다.

그럼에도 지방비 부족에 따른 불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아특법 논의는 다시 기간만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재정분담 구조’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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