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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첫 국악, 이렇게 시작된다"…경기국악원 '움직이는 이야기' 인기

어린이들에게 국악은 자칫 어렵고 낯선 장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와 그림자극, 놀이가 국악과 만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이들 첫 국악, 이렇게 시작된다"…경기국악원 '움직이는 이야기' 인기

국악과 그림자극 결합한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400여 어린이 관객 몰려

공연·놀이·체험으로 전통문화 문턱 낮춰 ‘미래 관객’과 접점 확대

지난 8일 국악당에서 공연한 ‘움직이는 이야기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 현장.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인천본부=주간한국 최연훈 기자] 어린이들에게 국악은 자칫 어렵고 낯선 장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와 그림자극, 놀이가 국악과 만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기아트센터 경기국악원이 어린이 관객을 위해 마련한 기획공연 ‘움직이는 이야기’가 국악의 문턱을 낮추며 미래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전통음악을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국악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국악원은 지난 8일 국악당에서 ‘움직이는 이야기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을 공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도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을 통해 400여명의 어린이가 관람객으로 참여했다.

지난 8일 국악당에서 공연한 ‘움직이는 이야기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 현장. 사진=경기아트센터

객석의 반응은 공연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어린이들은 국악 연주와 무대 위 그림자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이야기에 몰입했고, 장면마다 웃음과 박수로 호응했다. 전통음악을 별도의 학습 대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공연의 한 요소로 자연스럽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움직이는 이야기’는 경기국악원이 어린이 관객을 위해 기획한 공연 브랜드다. 핵심은 국악을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어린이에게 익숙한 이야기 구조와 시각적 볼거리, 참여형 활동을 통해 우리 음악과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은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전통 그림자극의 표현 방식에 현대적인 무대 연출과 국악을 결합해 어린이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전통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추석을 앞둔 시점에 공연이 진행되면서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문화교육의 장이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명절을 계기로 전통문화를 접하는 방식이 과거의 의례나 설명 중심에서 공연과 체험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국악원의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전통예술을 ‘배우는 것’과 ‘즐기는 것’ 사이의 경계를 낮췄다는 평가다.

지난 8일 국악당에서 공연한 ‘움직이는 이야기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 의 체험프로그램에 어린이들이 참여해 즐기고 있다. 사진=경기아트센터

공연장 밖에서 이어지는 체험 프로그램도 어린이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경기국악원은 작품 속 캐릭터와 이야기를 활용한 스티커 활동과 포토존 등을 마련해 공연을 관람한 어린이들이 무대에서 경험한 내용을 놀이로 다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공연을 보는 순간에 경험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공연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기억하고 일상적인 놀이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평소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공연장에서 우리 음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단체관람을 통해 지역 문화공간인 경기국악원을 처음 찾은 어린이와 교사들에게는 공연 관람과 함께 지역의 전통예술 공간을 알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8일 국악당에서 공연한 ‘움직이는 이야기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 의 체험프로그램에 어린이들이 참여해 즐기고 있다. 사진=경기아트센터

이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한 어린이 대상 공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연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재의 관객뿐 아니라 미래의 관객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공연장에서 국악을 재미있게 경험한 기억은 향후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국악원이 ‘움직이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와 국악 사이에 지속적인 접점을 만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악의 대중화 역시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전통음악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악을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전통예술 관객층을 넓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경기국악원은 앞으로도 공연과 체험을 결합한 방식으로 어린이와 가족 관객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경기국악원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공연을 즐기는 과정에서 국악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국악이 어렵다는 인식보다 즐거웠던 공연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이야기’의 올해 프로그램은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상·하반기로 나눠 총 16회 진행된다. 주요 대상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단체관람객이며 36개월 이상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포스터.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국악원은 오는 11월 21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꼬마별이 만든 보물성’ 특별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일정과 예매 등 자세한 내용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의 첫 국악 경험을 ‘수업’이 아닌 ‘즐거운 공연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 경기국악원이 ‘움직이는 이야기’를 통해 시도하는 변화가 향후 국악의 미래 관객을 얼마나 넓혀갈지 주목된다.

최연훈 기자 yhcho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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