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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비뇽과 한국 공연의 협업은 이제부터입니다”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c)예술경영지원센터

“아비뇽 페스티벌과 한국 공연예술의 만남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어를 초청 언어로 선정한 과정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지난 2023년 취임과 동시에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초청 언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에 이어 올해 한국어가 네 번째 공식 초청 언어가 됐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아비뇽 페스티벌은 쓰이고 말해지는 언어의 힘을 중시해 왔다. 국적이나 국가라는 틀을 벗어나 교류하게 만드는 힘이 바로 언어에 있기 때문”이라며 “2022년 첫 내한에서 최석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예술감독을 만나 한국 공연예술을 본격 탐색했다. 당시 아비뇽에 한국 예술가가 1998년 이후 한 번도 초대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큰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K-팝, K-드라마, K-영화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필두로 K-문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다”면서도 “그에 반해 한국 공연예술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는 현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한국 작품은 1998년 아비뇽 페스티벌이 동북아시아를 조망한 ‘아시아의 열망’에서 사물놀이 등 전통 공연을 선보인 이후 28년간 맥이 끊겼었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수차례 한국을 다시 찾아 예술가들과 직접 교류하며 확신을 가졌고, 한불 수교 140주년인 2026년에 맞춰 한국어를 공식 초청 언어로 결정했다.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프랑스 아비뇽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c)예술경영지원센터

올해 축제에 오른 총 47편의 공식 초청작 중 한국 작품은 9편이다. 이 가운데 한 편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한·불 공동 제작 낭독극 ‘새’다. 공식 초청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역시 같은 소설을 연극화한 ‘사랑이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가’도 이번 축제의 화제작이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리퀴드 사운드의 전통연희,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구자하와 이경성의 다큐멘터리 연극 등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한국 관련 공연 가운데 3편이 ‘제주 4·3 사건’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두 편의 공연과 이경성 연출의 ‘섬 이야기’가 그 주인공이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제주 학살(4·3사건)의 비극은 한강의 소설과 이경성의 공연을 통해 처음 접했다”며 “이후 이탈리아 연출가 다리아 데플로리안 역시 한강의 소설을 무대화 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하나의 소재를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독창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6000여 명의 공연 전문가들이 집결한다. 엄격한 안목으로 엄선된 올해 한국 초청작 중 10편 정도가 벌써 유럽의 다른 페스티벌과 극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투어 일정을 조율 중이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아비뇽을 방문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라며 “유럽 관객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신선한 감동과 지적 충격을 한국 작품들이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한국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한국의 파트너십은 올가을 서울에서 곧바로 이어질 전망이다. SPAF에서 진행될 ‘아비뇽 포커스’ 프로그램이 그 무대다. 특히 배우 이혜영과 이자벨 위페르가 참여한 낭독 공연 ‘새’ 역시 SPAF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조만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또 다른 한국 단체들의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의 한국어 초청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며, 앞으로 짧은 주기로 한국 예술가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동행을 강조했다.

아비뇽=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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