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과 미국 정부 간의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백악관을 방문, ‘미소스(Mythos)’의 안전한 활용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관계 개선 여지가 보인다는 평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회동에는 수지 와일러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등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사이버 보안 위험을 포함해 미소스가 가져올 잠재적 영향과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백악관은 회의를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라고 평가하며, 기술 확산 과정에서의 협력 기회와 안전 확보를 위한 공동 접근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항 활주로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그는 아모데이 CEO의 방문에 대해 “누구”라고 반문하며, 이어 “전혀 알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미소스는 소프트웨어 취약점과 보안 결함을 탐지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이러한 능력이 악용될 경우 대규모 사이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첨단 AI 모델이 일으킬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 체계를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앤트로픽도 ‘프로젝트 글라스윙(Project Glasswing)’을 통해 일부 대형 기술 기업과 핵심 인프라 운영 기관에만 제한적으로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양측은 그동안 AI 활용 범위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국방부는 앤트로픽의 모델을 “모든 합법적 용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앤트로픽은 자율 무기나 대규모 감시 시스템에 AI가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확한 제한을 요구하며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기관에 거래 중단과 모델 퇴출을 지시했다. 현재 양측은 관련 사안을 두고 두개의 법원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미소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모델의 강력한 사이버 보안 역량이 국가적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미국 정부는 관련 TF를 구성했으며, 일부 정부 기관에 미소스 사전 접근을 허용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 중이다.
민간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과 베선트 장관은 아모데이 CEO를 비롯한 주요 기술·금융 기업 수장들과 회동, AI로 인한 보안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샘 알트먼 CEO와 일론 머스크 CEO 등 업계 주요 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도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로비스트를 영입하고 정책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이버 보안과 AI 안전, 그리고 미국의 AI 경쟁력 유지라는 공동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자국의 주요 AI 기업을 배제하는 것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소스와 같은 고위험·고성능 모델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앤트로픽도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공개(IPO) 등 성장 전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