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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 이게 아닌데… 공포의 보도자료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 IT 행사 개회사에서 이 실장은 “쌍검술 실장으로 되게 유명해졌는데 이제 제 이름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회입법조사처 보도자료가 입방아에 올랐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아, 이게 아닌데… 공포의 보도자료

[아무튼, 주말]

잇단 황당 실수 떠들썩

관가의 보도자료 촌극

일러스트=유현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연 보통 내공으로는 근무하기 힘든 곳이다. 이를테면 정보통신정책실은 쌍검술 실장이 지키고 있다. 지난 3월 31일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쌍검술 실장은 “민간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 기술 및 정보 보호 산업 동반 성장”을 목표로 삼아 “정책적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방에 시선을 강탈하는 강력한 이름, 쌍검술 실장의 코멘트가 기사화되자 유튜브·스레드·블라인드 등 소셜미디어는 즉각 들썩였다. “1급 공무원 되려면 쌍검술 정도는 해야 하는군.” “국방부로 모셔야 할 것 같은데….”

황당 실수가 낳은 촌극이었다. 과기정통부 측 설명을 정리하면, 문서 맞춤법 자동 교정 기능이 ‘이도규’ 실장의 이름을 ‘이도류(二刀流)’로 잘못 인식하면서 우리식 ‘쌍검술’로 변환돼 버렸다고 한다. 담당 직원이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문서 파일을 업로드했고, 일부 온라인 매체가 그대로 퍼 나르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보통 관공서 보도자료는 상투적인 소식이 많아 인구에 회자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쌍검술이 관가의 보도(寶刀)가 돼 뜻밖의 떠들썩한 홍보 효과가 발생했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 IT 행사 개회사에서 이 실장은 “쌍검술 실장으로 되게 유명해졌는데 이제 제 이름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회입법조사처 보도자료가 입방아에 올랐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도자료 제목이 ‘불평등 실태 연구 위해 국회·국세청 손 잡는다 니들만 계속 고생하게 될 거다 이러면’이었다. ‘니들만 계속 고생하게 될 거다 이러면’이라는 엉뚱한 문장이 삽입된 것이다. 국회와 국세청이 손잡으면 계속 고생하게 된다는 의미인지, 그렇다면 ‘니들’은 대체 누구인지, 이것은 홍보인지 저격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는 정체불명의 경고문. 담당 직원의 개인 대화 내용이 텍스트 복사·붙여넣기 와중에 딸려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내부 실수를 확인해 재빨리 수정했다”면서도 “자체적으로 경위를 알아봤지만 실수가 발생한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국민 공지’에 해당하는 공문서, 보도자료를 둘러싼 어이없는 소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26일에는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 자산 압류 성과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참사를 야기했다. 현장 수색 도중 발견된 USB 메모리 형태의 가상 화폐 지갑 사진을 첨부했는데 일종의 마스터키 역할을 하는 보안 코드까지 노출해 60억원대의 가상 화폐를 해커에게 털려버린 것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국세청은 사흘 뒤 ‘가상 자산 유출 사고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야 했다. 한 공공기관 홍보팀 직원은 “워낙 파급력이 큰 데다 요즘에는 AI 활용도 잦아지면서 책 잡힐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 더 꼼꼼히 살피게 됐다”고 말했다.

보도자료가 아님에도 보도자료보다 훨씬 더 많은 보도를 양산한 공문도 있다. 지난해 12월 각 시·군에 배포된 축산 장비 관련 충북도청 공문이다. 문제의 내용은 ‘붙임’ 하단에 삽입된 장장 6줄짜리 호소문. “오빠 나는 연인 사이에 집에 잘 들어갔는지는 서로 알고 잠드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오빠는 아닌 것 같아. 오빠의 연애 가치관은 아닐지 몰라도 나한텐 이게 중요한 부분이고, 연애할 때뿐만 아니라 결혼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중략) 내가 내려놔 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많이 힘드네.” 메신저로 전송하려 작성해 둔 메시지가 공문에 들어갔고, 해당 글씨가 흰색으로 처리된 탓에 전자 결재는 무사 통과됐으나 문서 인쇄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나 모두를 경악케 했다는 후문. 공직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두 사람의 무탈한 사랑을 기원하지만 공은 공, 사는 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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