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국민일보 ‘4기 디딤돌가족’ 멘토링 닻 올렸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자립준비청년들(보호종료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지원이 아니었다.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멘토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모였다. 국민일보와 삼성이 공동 기획한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캠페인의 사회적 가족 결연 프로그램 ‘4기 디딤돌가족’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에서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K라운지에서 열린 멘토 사전 교육에는 멘토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교육은 6월부터 12월까지 자립준비청년 멘티 100명과 1대1로 짝을 이뤄 총 10회기 멘토링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필기구와 가이드북을 손에 든 이들의 눈빛에는 설렘과 진중함이 교차했다. 이날 모인 이들은 자립준비청년들의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삶의 방향을 고민할 때 ‘다정한 어른’이 되기로 자처한 멘토들이다.
이재훈 삼성전자 DS사회공헌단 프로는 희망디딤돌 사업의 배경과 현황을 소개했다. 2013년 삼성 임직원들이 성과급 일부를 모아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쓰기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전국 13개 지자체 16개 센터에서 주거 지원과 직무교육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어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인 유즈키(활동명)씨는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직장 없음, 기분 안 좋음, 미래 캄캄함.’ 취업준비생 시절 스스로를 묘사하던 단어를 이렇게 표현했다. “취업이란 도무지 채워내지 못한 백지 같은 것이었다”는 그의 말에 강의장이 잠시 조용해졌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자립준비청년이 직면하는 현실은 수치로도 뚜렷했다. 실업률 16%(전체 청년 5%), 1인 가구 비율 70%(전체 청년 25.8%), 최근 1년간 심각한 자살 생각 경험 18%(전체 청년 10.5%). 자립전담요원 1인이 담당하는 청년 수는 평균 64명에 달했다.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또래 친구뿐이라는 응답도 59%였다. 유즈키씨는 “어른이 필요하지만 또래 중심 관계에 머물러 새로운 길 탐색이 제한된다는 게 당사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직면하는 9가지 핵심 문제 중 가장 중심에 있는 것으로 ‘진정성이 낮은 형식적 지지 관계’를 꼽았다. 그런데 지난해 그는 ‘삼성희망디딤돌 2.0 디지털콘텐츠디자인’ 직무 교육에 참여했고 디딤돌가족 멘토링 지원 사업을 통해 멘토를 만났다. 그는 “멘토링을 통해 제가 좋아하는 과정을 탐색했고 직업이 아닌 본질을 찾았다”며 “멘토와 함께 인턴십 지원과 수습, 정규직 과정까지 스타트업 전략기획팀 정규직 사원으로 취업되는 성취를 이루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은진 진로와소명연구소장은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에서 “디딤돌가족 멘토링은 멘티를 목표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바라보는 관계”라며 “자립준비청년들이 새로운 관계 앞에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품고 있다”라고 말했다.
멘토링은 오는 6월 6일 경기도 컨벤션센터에서 발대식 이후 오는 12월까지 월 1~2회 대면·비대면으로 진행된다. 5회기 전후로 오프라인 ‘Special Day’도 운영된다. 멘토링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코-바이저(Co-Visor) 5명이 각 멘토에게 개별 코-비전(Co-Vision)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디딤돌가족에 참여한 여의도순복음교회 김현우(32) 멘토는 “처음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들의 열정과 성실함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올해는 교회에서 26명이 함께 멘토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번 4기 과정에서 어떻게 채워주실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곧 퇴직을 앞두고 멘토링에 처음 참여한 삼성전자 이윤정(57) 멘토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며 “오늘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면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한 사람의 인생이 내게 오는 것처럼 소중한 인연을 깊이 만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