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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높지 않아”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로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경기 개선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이 충격을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가 대응에 대해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높지 않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8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충격이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급등한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등 금융안전망을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이 같은 내용의 서면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우선 신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로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경기 개선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이 충격을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가 대응에 대해선 공급 충격의 지속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신 후보자는 “이론적으로 볼 때 일시적인 에너지 공급 충격에 대해서는 통화정책 대응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공급 측 요인에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인식을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그는 공급 충격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해 물가 상승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고물가 현상 고착을 막기 위한 통화정책 대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그는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통화·재정 정책을 포함한 여러 정책을 활용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조정 뿐 아니라 보다 종합적인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그는 물가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한국은행의 안정 목표인 2.0%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 후보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단기적으로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며 “중기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리스크가 국내 물가에 미칠 파급효과를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안전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후보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고환율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 경험을 통해 주요국 중앙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진행하면서 통화스와프 등 금융안전망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신호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중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9개국과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이 대외 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36억달러다. 신 후보자는 대규모 순대외금융자산과 낮은 단기 외채 비율을 근거로 들며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9042억달러로 국내총생산의 48.3%에 달했고, 단기 외채 비율도 41.8%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해선 분명한 우려를 나타냈다. 신 후보자는 국내외 주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소비와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가계부채 비율의 임계치를 80~85%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이 88.6%로 이를 웃도는 만큼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축소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인체계 마련 등 주택금융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의 이번 답변은 한은 총재 후보자로서 향후 정책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읽힌다. 당장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동발 공급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와 환율, 성장 둔화가 동시에 압박하는 복합 위기에 대비해 통화·재정·외환정책을 모두 동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재정경제위는 오는 15일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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