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선 한 방향으로 움직이긴 일러"
물가·성장 목표 상충땐 물가에 무게 둘 것
중동 상황 변화 점검…통화정책 유연하게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이란 전쟁 여파 속에서 '신현송 체제'로 전환하는 한국은행이 신중론 속에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중동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데다 전쟁 여파가 물가와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역시 "중동 정세가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 지금으로선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긴 약간 이른 면이 있다"며 통화정책의 유연한 대응을 강조했다.
15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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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후보자는 이날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중동 사태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오래 지속돼 기대 인플레이션에 반영되고 근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그때는 반드시 통화정책의 역할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실용적 매파'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매파냐, 비둘기파냐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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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은의 본연의 책무인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도모하고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며 "중동 상황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폭넓게 소통하면서 정책의 방향을 유연하게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물가와 성장간 정책 목표가 상충될 경우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안정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의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항상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한국처럼 유가에 이렇게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6.1%나 치솟으며 2월(1.5%)보다 상승폭이 10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1998년 1월(1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물가를 끌어 올렸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성장 측면에서도 반도체 경기 호조와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이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당초 전망보다는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날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전망(1월·3.3%)보다 0.2%포인트(p) 하향한 3.1%로 수정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이란 전쟁 리스크가 성장을 제약하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성장률 하락을 방어해 종전과 같은 1.9%의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반도체 부문에 힘입어 성장을 하고 있지만 양극화가 부문간, 계층간, 지역간 상당히 큰 문제로 남아 있다"며 "한은으로서는 어떻게 균형 있게 경제를 이끌어 나갈까 하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신 후보자는 원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미래 통화의 생태계 구축 등과 같은 한은 본연의 역할 강화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환거래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중앙은행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CBDC와 예금토큰의 활용도를 높여나가는 등 디지털 화폐의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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