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디지털 변화를 감지해 5년, 10년, 30년 뒤 금융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김준환 신한금융지주 디지털마켓센싱파트장이 IT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전대현 기자
김준환 신한금융그룹 디지털마켓센싱파트장(상무)은 AI를 비롯한 요즘 들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금융 업무 안으로 빠르게 스며드는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파트장은 “AI는 머지않아 특정 전문가의 기술이 아니라 엑셀처럼 현업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기본 업무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은 이런 변화의 신호를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마켓센싱파트(DMS)를 신설했다. 글로벌 기술 변화와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이를 그룹의 AX(AI 전환) 전략과 실제 사업 과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20년 신한금융에 합류 디지털전환(DT)을 이끌었던 김 파트장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해당 부서를 이끌며 AX 전략의 시작점을 만들고 있다.
금융권에서 시장 변화 탐지 기능을 별도 조직으로 둔 사례는 많지 않다. 해당 조직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문제의식도 반영돼 있다. 진 회장은 연임 결정 직후 양자컴퓨팅을 직접 언급할 정도로 변화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임직원에게 “미래를 상상하고 필요한 기술을 역산해 준비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환 파트장은 미래 기술을 받아들이려면 현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금융업계에 발을 들인 뒤 120여 개의 금융 수업을 수강한 것도 현업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AX 전략 역시 거창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업무 방식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디지털마켓센싱파트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AI, 웹3, 디지털자산, 양자컴퓨팅 같은 기술 변화가 금융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저 감지하고 이를 그룹의 AX 전략과 사업 과제로 연결하는 것이다.
김 파트장은 신한금융의 경쟁 상대도 국내 은행이 아니라 JP모건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라고 말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사의 기술 연구 사례를 분석하며 양자컴퓨팅 프로젝트 등도 직접 연구하고 있다.
다음은 김준환 파트장과의 일문일답.
김준환 파트장/전대현 기자
ㅡ디지털마켓센싱파트의 역할은 무엇인가.
“외부 디지털 환경과 고객·시장 변화를 상시로 감지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연결하는 조직이다.
디지털 기술과 시장 신호를 빨리 포착해 그룹의 중장기 전략뿐 아니라 현업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또 내부 구성원의 디지털·AI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구성원들이 5년, 10년 뒤 금융 산업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
ㅡ시장 변화를 어떻게 AX 전략으로 연결하나.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지속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모니터링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글로벌 테크 기업의 동향이나 규제 변화, 혁신 서비스, 고객 행동 패턴 등을 조사하고 이런 변화가 금융 산업에 어떤 기회를 만드는지 해석한다.
AX 전략이 실행의 프레임이라면 디지털마켓센싱파트는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은행과 계열사 AX 과제와 연결하게 된다.”
ㅡ성과가 있다면.
“지난해 하반기 파트를 별도로 분리하기 전부터 신한금융은 기술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였다. 오픈AI(Open AI)가 챗GPT3.5를 2022년 11월 내놨는데, 신한금융은 그 다음해 초 기업서비스(업무지식 Q&A) 관련 PoC(사전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4년 당국으로부터 금융권 최초로 챗GPT 모델 기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출시했고 지난해 12월엔 GPT 기반 수출환어음 매입 심사 서비스를 도입했다.
다만 AI 관련 성과를 거창한 혁신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업무 속도가 조금 빨라지고 품질이 조금 나아지는 작은 변화들이 쌓여 조직을 바꾼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결국 성과로 연결된다.”
ㅡ최근 가장 주목하는 기술 분야는 무엇인가.
“웹3와 스테이블코인이다. 기술 자체보다 금융 산업의 구조가 바뀔 가능성 때문이다. 과거 PC통신에서 웹으로 넘어가면서 산업 구조가 바뀌었듯 금융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은 단기 유행보다 금융 인프라와 결제·정산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IBM과의 협업을 통해 JP모건 양자컴퓨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자와 만나 기술 흐름을 들었다.”
ㅡ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이미 코앞에 와 있는 듯하다. 향후 신한금융의 방향은?
“통화로서의 영역은 규제를 먼저 챙겨야 하고 결제와 유통·정산 등 고객 서비스 측면으로는 사업성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웹3 환경이 확산되면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인프라의 일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화의 신호를 읽고 그룹의 AX 전략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파트의 임무다.”
ㅡ디지털자산은 규제나 기술 면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많은 영역이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앞으로 5년 안에 은행이 디지털자산 영역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 가운데 은행의 강점은 기술이나 유통 자체보다는 준비금 관리와 상환 구조, 준법과 리스크 관리 같은 신뢰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은행은 이런 신뢰 인프라를 중심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이후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
ㅡ양자컴퓨팅은 금융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지금은 전략적인 탐색 단계라고 본다. 양자컴퓨팅을 공부하면서 IBM이 공개한 양자 개발 도구 ‘키스킷(Qiskit)’을 활용해 약 100개의 실습 예제를 직접 만들었다. JP모건과 HSBC가 연구한 사례를 참고해 포트폴리오 최적화 문제를 코드로 구현해 봤다. 이런 조합 최적화 문제는 경우의 수가 많아질수록 계산이 급격히 복잡해지는데 양자컴퓨팅이 이런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ㅡ3~5년 뒤 디지털 금융 시장을 전망한다면.
“앞으로 3~5년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기보다는 디지털 채널, 데이터, AI가 금융의 기본 인프라로 완전히 자리 잡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기술이 혁신이 아니라 기본 환경이 되면 무엇을 먼저 포착하고 언제 대응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디지털마켓센싱파트는 변화의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이를 그룹의 AX 전략과 실행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준환 파트장은
1972년생. 카이스트 석사와 박사 학위를 마치고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 객원연구원을 거쳐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 수석으로 일했다. SK C&C 플랫폼 그룹장(상무)으로 빅데이터와 AI 부문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말 신한은행 데이터유닛(Data Unit) 상무로 영입돼 디지털혁신단, 디지털파트장 상무를 맡았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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