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부 주요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비리·자질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관련 실체적 정황이 폭로된 데 이어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철거민 특별분양 부정청약’ 의혹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비밀 언더조직 방조’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여야는 전면전에 돌입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제약업체 제넨셀의 로비 창구로 지목된 양 모 씨 간의 추가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2021년 10월 김 후보자가 양 씨에게 “식약처장을 아니까 직접 챙겨봐 달라고 하겠다”고 말하고,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는 양 씨의 말에 “알았어”라고 답한 정황이 담겼다. 한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비서실에서 담당 과장에게 전달된 메시지 등을 근거로 “실무진까지 전달된 성공한 불법 로비”라며 “김 후보자 사태는 제2의 조국 사태”라고 격렬히 비판했다.
국민의힘 역시 낙마를 목표로 총공세에 나섰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제넨셀의 임상 승인은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33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고, 조작된 동물실험 자료로 승인을 받아 개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의 녹취 공개를 ‘캐비닛 표적 수사’이자 수사자료 불법 유출 범죄로 규정하고 당 차원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적 통화 녹취는 당사자나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다”며 불법적인 수사자료 입수 및 유출 경위를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공무상 비밀누설 및 피의사실 공표 혐의 등을 언급하며 당 차원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신현영 대변인도 “당시 민원은 중소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당부한 공익적 고충 민원 전달이었을 뿐”이라며 김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타 부처 장관 후보자들 역시 잇따른 악재에 직면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부정청약 의혹을 제기했다. 천 대표는 “강 후보자가 강원도 화천에서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증여받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 주택으로 주소지만 옮기는 위장전입을 단행했다”며 “이후 해당 지역이 개발되며 얻은 철거민 자격으로 현재 시가 22억원 상당의 서초구 아파트를 특별분양받아 약 17억원의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용 후보자가 운동권 출신 인사가 주도하는 폐쇄적 비밀 결사체인 이른바 ‘언더조직’의 성폭력 등 비위 행위를 침묵·방조했다는 폭로를 언급하며 “장관 후보자직은 물론 국회의원직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나아가 대통령실 김현지 부속실장을 ‘만사현통’ 인사 실세로 지목하며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가 고장 났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는 15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국회 청문 국면은 여야 간 사생결단식 정면충돌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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