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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하에 '이중 압박'

최근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기후 영향으로 급등한 데다, 곡물·유지류·포장재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물류비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기업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는...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하에 '이중 압박'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인하 도미노

수익성 악화·투자 위축 우려 커져

한 마트 매대에 진열된 밀가루 모습./사진=김선주 기자

| 스마트비즈 = 김선주 기자 |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발맞춰 식품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하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식용유·제과·빙과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줄줄이 내려갔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가격 인하 압박'이라는 해석이 짙다.

정부는 최근 민생과 직결된 먹거리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동향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돼지고기, 계란, 쌀 등 주요 식재료를 포함한 10여 개 품목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유통 구조 점검과 담합 조사까지 병행하며 시장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였다. 실제 제당·제분업계의 설탕·밀가루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식용유, 라면, 제과·빙과 등으로 가격 인하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가격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아이스크림, 과자, 캔디 등 제품 가격을 두 자릿수 가까이 낮췄고, 라면과 식용유 역시 평균 한 자릿수 인하율을 적용했다. 다만 상당수 기업이 핵심 제품이 아닌 일부 품목 위주로 가격을 조정하며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문제는 비용 구조다. 최근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기후 영향으로 급등한 데다, 곡물·유지류·포장재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물류비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기업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는 상황이다. 가격은 내리고 비용은 오르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자율적 판단이라기보다 정책 환경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통령이 직접 물가 안정을 강조하며 시장 감시를 예고한 이후 가격 인상은 사실상 어려워지고, 인하만 요구되는 비대칭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정책상 반영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편의점에 진열된 컵라면의 모습. /사진=김선주 기자

증권가 역시 올해 식품업황을 이익 방어 국면으로 보고 있다. 판매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거나 일부 품목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U(재고관리단위) 축소, 레시피 조정, 원가 대체 등 운영 효율화가 진행되는 한편, 희망퇴직과 조직 슬림화, 공장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은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 조정을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정부는 가격 인상을 직접 규제하지는 않지만, 인상 시 사전 공지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간접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점주들은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상승 부담을 다른 방식으로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메뉴 구성 축소, 품질 조정, 영업시간 단축 등 비용 절감 대응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시장 기능 왜곡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가격 인상이 제한될 경우 기업은 용량 축소나 원료 변경 등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소비자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와 연구개발,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원리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가 있지만, 가격 형성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면 기업의 투자와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물가 관리를 위해서는 시장 기능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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