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여하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새로운 합의에 도달했다며 협력을 늘려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비공개로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중·미 간 전략적 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에 튼튼한 기초를 다지기를 바란다”며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을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간주하며 미·중 관계에서 넘어선 안 되는 ‘레드라인’ 중 하나로 강조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발해왔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측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는 양국 산업계와 국민, 나아가 세계 경제에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은 양방향”이라며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을 위해서는 협력 목록을 늘리는 동시에 문제 목록을 줄여야 한다. 양측이 서로 양보하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중·미 경제무역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이며 긍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동전쟁과 관련해선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각국의 주권·안보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계속 생각해왔으며 국면 완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왔다”며 미국·이란이 6월 종전안 등을 담아 체결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로 복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조속히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궤도로 복귀해, 최종적으로 핵 문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합의를 이루고 조속히 평화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인공지능(AI) 규제에 대해선 “중국과 미국 모두 AI 대국으로, 양측 사이에는 경쟁이 존재하지만 협력 또한 가능하며 서로 경계·방어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양측은 AI 대화를 지속해 위험과 이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오용과 악용을 공동으로 방지해야 한다”며 “AI 기술에 대한 인간의 통제를 유지하고, 인간중심적이고 선의적인 접근 방식을 고수해 AI가 인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또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위대한 방문”으로 평가하고 “미국과 중국은 모두 강대국으로, 시 주석과 나는 깊이 있고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날 만찬 연설에서 “중·미관계가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대국의 책임을 보여주고, 국민의 기대와 시대의 큰 흐름에 부응하며, 서로 올바르게 관계 맺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중국식 현대화 건설이 서로의 성취를 충분히 도울 수 있다며 “손을 맞잡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 중·미 우정의 아름다운 꽃을 가꾸고, 새로운 장을 함께 써내려가자”고 제안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