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베테랑의 역전 만루 홈런 한 방으로!’
경기 종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KIA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이의리(24)까지 투입했지만, 키움 김재현(33)의 끝내기 한 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설종진(53) 감독도 “만루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KIA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김재현의 9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앞세워 극적인 8-7 승리를 거뒀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4승11패로 여전히 열세지만, 유독 KIA를 상대로 고전했던 안방에서 2연승을 내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올시즌 KIA전에 처음 선발 등판한 전준표는 5이닝 3안타(1홈런)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3㎞까지 찍었고, 속구와 체인지업, 슬러브를 섞어 실점을 최소화했다. 투구 수는 84개. 다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볼넷만 5개를 허용한 가운데 2회초에만 3개를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4회부터 안정감을 되찾은 뒤 5회초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비록 선발승은 챙기지 못했지만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경기 후 설 감독도 “전준표가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해줬다”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놓친 것이나 다름없던 경기를 뒤집은 건 타선이었다. 0-2로 뒤진 3회말 맷 데이비슨이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제임스 네일의 4구째 체인지업을 통타해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막판엔 대역전 드라마까지 완성했다. 9회말 권혁빈이 네 번째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서건창과 추재현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자 KIA는 마무리 이의리를 올렸다. 데이비슨이 2타점 적시타로 야금야금 격차를 좁혔고, 2사 만루에서 김재현이 그랜드슬램을 폭발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2년 5월25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551일 만의 대포다.
설 감독도 “타선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여줬다”면서 “데이비슨이 3회 홈런뿐 아니라 9회 추격의 발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려냈고, 베테랑 김재현의 역전 만루 홈런 한 방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서건창도 3안타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며 “5년 만에 한 시즌 100안타를 달성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만원 관중 앞에서 선사한 짜릿한 승리. 설 감독은 “끝까지 큰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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