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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론] 가짜는 결코 향기를 품을 수 없다

지난 2월, 하이브와 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과 발족한 민관협의체가 그 시작이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상시 청취해 해외 관세당국과의 회담 의제로 상정하는 등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이 해외 세관...

[시론] 가짜는 결코 향기를 품을 수 없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다. 4월의 첫날인 만우절이면 사람들은 가벼운 거짓말로 작은 웃음을 건네곤 한다. 이 유쾌한 풍습은 16세기 프랑스의 그레고리력 도입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옛 새해인 4월 1일에 가짜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녕을 묻던 장난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거짓말이 이처럼 따뜻한 정만을 남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관세행정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거짓말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여행 중 반가운 마음으로 집어 든 케이팝 아이돌의 포토카드가 알고 보니 조악하게 만들어진 위조품이었다는 것이다. 작은 기념품부터 식품, 화장품, 심지어 생명과 직결된 자동차 및 선박 부품까지, 위조품은 이제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나쁜 거짓말’이 주는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2024년 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K-브랜드 위조품의 국제 유통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기업 매출은 7조원 감소하고, 1만 3855개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기업들이 밤낮으로 일궈온 혁신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관세청은 우리 기업의 결실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로 했다. 먼저, 연 2회 실시하던 위조품 집중단속을 신학기(2월), 가정의 달(4월), 여름 휴가철(7월), 해외직구 성수기(11월)에 맞춰 연 4회로 확대했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품목을 최우선으로 단속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 일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하이브와 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과 발족한 민관협의체가 그 시작이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상시 청취해 해외 관세당국과의 회담 의제로 상정하는 등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이 해외 세관 직원들에게 직접 진품 식별법을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K-브랜드 보호망을 국경 너머까지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다.

범죄의 경로가 소셜 미디어와 다국적 플랫폼으로 넓어지는 만큼 국제적인 연대 또한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지난 1월 중국 해관총서와 지식재산권 보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캄보디아 관세당국과 합동단속 작전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각국 세관은 핫라인을 통해 우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위조품이 발붙일 곳을 없애 나갈 것이다.

조화가 아무리 화려한들 향기를 품을 수 없듯, 위조품은 우리 기업이 흘린 땀방울과 진심까지 복제할 수는 없다. 진짜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가치, 그것이 바로 K-브랜드가 세계를 사로잡은 비결이다. 그 가치가 ‘가짜’라는 그늘에 가려지지 않도록, 관세청은 국경 최전선에서 우리 기업과 국민을 향한 약속을 정직하게 지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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