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26년 4월 16일 대법원이 스토킹범죄 성립에 대해 판단한 판결(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피고인은 2024년 3월 31일 자신 소유 승합차를 운행하던 중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의 거리를 약 10분간 따라갔고, 그 후 11차례에 걸쳐 피해자가 운영하는 미용실 앞을 차량으로 타고 지나갔으며, 2024년 6월 11일 자신 소유의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가던 중 피해자를 발견하고, 불법유턴으로 차량의 방향을 돌려 약 6분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피해자의 모습 등을 촬영하였다”라는 판결을 본 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스토킹범죄의 성립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좁게 해석하여 스토킹범죄 성립을 부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더욱이 대법원의 판결은 제1심, 제2심이 인정한 스토킹범죄를 부정하였기 때문에 스토킹범죄를 판단하는 기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본 판결에서 대법원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스토킹범죄의 성립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좁게 해석하여 스토킹범죄 성립을 부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더욱이 대법원의 판결은 제1심, 제2심이 인정한 스토킹범죄를 부정하였기 때문에 스토킹범죄를 판단하는 기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과거에는 스토킹을 ‘남자가 여자에게 행하는 적극적인 구애’ 정도로 가볍게 인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등 유명인에게 발생하는 특이한 상황으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누구나 스토킹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스토킹이 상해, 살인, 성폭력 등 중한 범죄로까지 발전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스토킹범죄 초기에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스토킹을 경범죄 정도로 치부하여 스토킹 가해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역시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에 특별법을 제정하여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전개되었다. 2021년 세 모녀 살인사건 직후인 2021년 4월 드디어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었고, 2023년 법률 개정으로 온라인 스토킹의 유형을 추가하고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었으며, ‘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스토킹 범죄에 대한 피해자 보호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여전히 스토킹범죄 피해자들은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법률 시행에도 스토킹범죄가 증가하고,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법률의 해석과 적용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경찰청의 범죄통계에 의하면, 스토킹이 의심되어 112를 통해 신고된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2만9천565건에서 2025년 4만4천684건으로 증가하였고, 매월 평균 3천 건 내외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이는 스토킹처벌법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제시함에 따라,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스토킹처벌법 위반 건수와 검거 건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23년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건수는 1만2천84건, 검거 건수는 1만1천601건으로 검거율은 96%로 2022년 93.8%보다 높아졌다.
이러한 수치는 스토킹에 대한 수사기관의 개입이 활발해졌음을 보여준다. 대법원의 판결 경향 역시 스토킹범죄를 사회적 위험성이 높은 범죄로 인식하여 행위의 반복성·지속성·의도성을 고려하여 중하게 처벌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이 스토킹범죄를 사회적 위해 행위로 인식한 것은 범죄예방과 피해자 보호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스토킹범죄를 중한 범죄로 처벌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느껴 그 성립요건인 ‘스토킹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실제로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지속성과 반복성을 부정한 반면, 제1심과 제2심은 지속성과 반복성뿐 아니라 고의도 인정하여 스토킹범죄의 성립을 긍정하였다. 특히 원심은 양형을 판단함에 있어서 피고인이 스토킹처벌법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과 행위 당시에도 스토킹처벌법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였다. 스토킹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성향, 행위 태양, 행위자의 언동, 주변의 상황. 피해자의 관점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보다는 원심이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속성’의 판단 기준으로 10분, 6분을 제시하였다. 10분은 피해자의 차량을 따라간 행위이고, 6분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따라간 행위이었음에도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피해자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지속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불안감’은 ‘사회통념상 일반인을 기준으로 마음이 불편하고 조마조마하여 사생활의 평온이 깨어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피해자의 차량을 따라간 행위와 피해자의 차량을 따라가며 사진까지 찍은 행위에 대해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불안감’의 주체인 피해자의 관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
스토킹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스토킹 초기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것이며, 스토킹범죄 성립을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의 관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법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향후에는 형식적인 시간이 아니라 피해자의 관점을 고려하여 스토킹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원혜욱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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