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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포츠 도시 광주의 ‘겨울 스포츠 잔혹사’

광주 연고 프로배구단 AI페퍼스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광주의 겨울 프로 스포츠 잔혹사가 재현되고... 이후 지난 2021년 지역 체육계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역민의 응원에 힘입어 여자 프로배구단 AI페퍼스가...

스포츠 도시 광주의 ‘겨울 스포츠 잔혹사’

스포츠 도시 광주의 ‘겨울 스포츠 잔혹사’

나산 플라망스·신세계 쿨캣 이어 AI페퍼스까지 연고 이탈 우려

선수·지도자·인프라 취약 구조… 기업 의존·행정 지원 한계도

2026년 04월 14일(화) 21:00

지난 2025-2026 시즌을 마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선수들이 관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KOVO 제공>

광주 연고 프로배구단 AI페퍼스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광주의 겨울 프로 스포츠 잔혹사가 재현되고 있다.

적은 인구 규모와 프로 구단을 유치할 만한 향토 기업의 부재 속에서 15년 만에 어렵사리 유치한 겨울 프로 스포츠 구단이 또다시 광주를 떠날 수 있는 처지에 놓이면서, 선수·지도자 육성 생태계를 비롯, 지역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를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의 겨울 스포츠 잔혹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 최초의 겨울 스포츠 구단은 KBL 원년 구단인 ‘나산 플라망스’가 시작이다. 나산 플라망스는 1997년 광주를 연고로 출범했지만 모기업 부도 이후 여수와 부산으로 거점을 옮겼다.

나산 플라망스는 대관료 부담 때문에 홈 경기 상당수를 광주 염주체육관이 아닌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치를 정도로 모기업 자금 사정이 흔들렸고, 결국 골드뱅크 인수되면서 연고지를 여수로 옮겨갔다. 이후 골드뱅크는 코리아텐더와 KTF로 간판을 고쳐달며, 부산을 거쳐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겨 수원 kt 소닉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1998년 광주에서 창단한 여자 프로농구 구단 ‘신세계 쿨캣’도 아쉬움 속에 지역을 떠난 겨울 프로 스포츠 구단이다.

신세계 쿨캣은 광주를 연고지로 하며 4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6년 부천으로 떠났다. 당시 원정거리와 선수단 운영 문제 등이 이전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후 지난 2021년 지역 체육계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역민의 응원에 힘입어 여자 프로배구단 AI페퍼스가 출범했지만, 결국 창단 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AI페퍼스의 매각 배경은 모기업 재정난으로 꼽힌다.

지금껏 광주를 연고로 했던 겨울 프로 스포츠 구단의 매각 혹은 이전 이유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이들의 운명은 지역 여론보다 기업 판단으로 결정됐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당장, 광주시와 광주시체육회는 AI페퍼스 유치와 운영을 적극 지원해왔다.

14일 광주시 체육진흥과에 따르면 시는 AI페퍼스와 연고 협약을 맺을 당시 체육관 대관료의 80%를 감면해줬고, 5년간 매년 3억원의 홍보비를 지원하고 LED 전광판 보수와 관람석 컵홀더·테이블석 설치 등 경기장 시설 개선 병행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정 지원만으로는 프로 스포츠 구단을 붙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윤희 호남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지도자 처우 문제로 좋은 지도자들이 수도권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 영향으로 지역 선수 육성도 밀리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기반이 약하다 보니 잘 성장한 선수들도 다시 지방으로 오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열악한 향토 기업의 부재도 스포츠 구단 유치에 어려움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선수·지도자 육성 생태계의 취약성이 광주가 겨울 프로팀을 장기적으로 붙잡지 못하는 구조적 약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훈련시설과 숙소, 후원망, 장기 운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모기업 위기에 구단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새로운 인수 기업이 나타난다면, 기존에 했던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더 상향할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선 “또 겨울 프로팀을 잃는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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