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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배영준이 말하는 농심의 10연패와 앞으로의 각오
입력:
2026-05-28 23:07
농심 ‘스펀지’ 배영준이 10연패에서 탈출한 소감을 밝혔다.
레드포스는 2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DN 수퍼스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농심은 10연패를 끊고 5승째(12패 -13)를 기록했다. 순위는 그대로 9위.
농심은 지난 4월19일 한진 브리온과의 1라운드 경기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가 가장 반가운 건 배영준이다. 팀의 정글러인 그는 연패 기간 동안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팀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했던 그가 오히려 팀원들의 콜에 끌려다니자 농심은 플레이에서 디테일을 상실했다. 연패와 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DN을 꺾고 국민일보와 만난 배영준은 “팬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면서 “이제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았다. 3~4라운드를 통해 속죄하겠다”고 말했다. 그와 농심은 최근 무엇을 깨닫고, 고쳤을까.
-DN을 잡아 10연패를 끊었습니다.
“연패가 길었는데 오늘 끊어내서 정말 기뻐요.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오늘 이렇게 승리를 안겨드려서 다행스럽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사실 연습 과정을 생각하면 이것보다는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야 했는데, 아쉬운 마음도 있어요. 다음 디플러스 기아전은 더 좋은 경기력으로 잡겠습니다.”
팀의 연패, 무엇이 문제라고 봤습니까.
“팀으로서는 피드백이 플레이에 적용되지 않으니까 같은 실수가 반복해서 나왔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뭐라고 해야 할지…게임의 판을 읽기가 어려웠다고 해야 할까요? 정글러인 제가 주도적으로 게임하지 않으니까, 게임 내에서 팀이 설정한 목표가 있는데 그걸 달성하기 위한 디테일이 떨어졌어요. 그게 연패로 이어졌고요.”
-베테랑 팀원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의존했던 걸까요.
“형들이 저를 압박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압박감을 느꼈던 것도 맞았고요. 그런데 저는 ‘나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사실을 부정했고, 그래서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던 거죠.
그걸 1~2주 전쯤 깨닫고 인정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콜을 전보다 더 강하게 하고, 제가 주도적으로 게임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스크림 성적도 개선되고 피드백도 전보다 잘 적용되더라고요. 이제 팀이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정글러가 콜을 주도하지 않으면 경기력이 하락한다는 건 정설처럼 여겨집니다.
“해보니까 콜도 많이 틀려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틀린 콜을 하는 게 무서워서 주도적 콜을 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많이 부딪쳐보고, 많이 실패해보고, 정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니까 주도적 콜의 결과도 개선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의 디테일에 대한 의논이 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고요.”
-지난 23일 한화생명전부터 반등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정확히는 e스포츠 월드컵(EWC)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연승을 거둔 뒤부터 선수단의 자신감이 회복됐어요. 딱 그때쯤부터 앞서 말씀드렸던 방향대로 연습도 하기 시작했고요. 선수들끼리도 ‘이제야 방향을 잡았다. 시간이 더 있다면 좋았을 텐데’하고 아쉬워했어요.”
-배 선수로서도 LCK 데뷔 후 가장 마음고생이 큰 시즌입니다.
“팀원 형들이 저를 보면서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안타까워하더라고요. 주변에서도 멘탈이 나간 것처럼 보였나 봐요. 형들은 저를 꾸준히 응원해주고, 북돋아 줬어요. 저도 계속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요.
가장 고마운 건 ‘킹겐’ (황)성훈이 형이에요. 선수단이 함께 식사하고 연습실로 복귀하는 길에 갑자기 성훈이 형이 저만 따로 불러서 산책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팀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서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마’라고 말해주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와닿던지요. 정말로 스스로를 의심하던 시기였기에 큰 위로가 됐어요. 그 말을 듣고 경기력이 수직 향상된 건 아니었지만요.(웃음)”
-연패 탈출 순간, 경기장의 농심 팬들이 정말 기뻐하더군요.
“우선 오늘과 같은 경기력으로는 디플러스 기아를 이길 수 없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활용하고, 앞으로 남은 이틀의 연습 기간 동안 문제점들을 고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패가 길어져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어요. 남은 디플러스 기아전과 3~4라운드 경기로 속죄하겠습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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