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클리블랜드 스텝스톤 그룹 파트너 & EMEA 총괄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콘퍼런스'에서 '부동산 유동성 솔루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최혁 기자
"우리가 유동성 솔루션으로 파는 건 돈과 시간, 그리고 희망입니다. 자금이 묶인 자산에 돈을 넣어 주면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버틸 시간이 생기죠. "
조쉬 클리블랜드 스텝스톤그룹 부동산 부문 파트너 겸 유럽·중동·아프리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지금 시장에서는 모두가 약간의 유동성을 필요로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묶이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투자자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스텝스톤은 사모주식·인프라·부동산 등 사모시장에 투자하고 자문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은 2450억달러다. 지난해 사모시장에 배분한 자금만 750억달러에 이른다.
클리블랜드 파트너는 "부동산 펀드에 묶여 출자자에게 돌아가지 못한 순자산가치가 1조달러를 넘는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와 자산가치 회복을 기대하며 대출 만기를 미뤄 온 자산도 적지 않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출자자들이 새 펀드 출자를 줄이면서 운용사들의 자금 모집도 크게 위축됐다. 펀드와 자산, 운용사 모두가 유동성에 목마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스텝스톤은 이 틈을 세컨더리, 부동산 대출, 코어 자산 투자로 공략하고 있다. 중심은 세컨더리다. 클리블랜드 파트너는 "금리 인상 이후 투자 대부분은 부동산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자본재구성해, 사업계획을 다시 짜는 데 필요한 자금과 출자자에게 돌려줄 분배금을 마련해 주는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직전 부동산 세컨더리펀드는 38억달러 규모로, 역대 최대 부동산 세컨더리펀드였다. 그는 "투자 기간에 펀드 규모의 50배에 이르는 딜을 검토해 그중 2%만 집행했다"며 "50건 중 1건을 고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투자의 90%는 경쟁입찰이 아니라 운용사와 직접 협상한 거래였다.
매도자가 급한 만큼 사는 쪽이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텝스톤이 지난 16년간 사들인 부동산 세컨더리 자산은 순자산가치보다 평균 20%가량 싼 가격이었다. 원래 안정적인 자산을 사 줄 코어펀드들도 환매 대기에 묶여 신규 매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파트너는 이런 공백 때문에 지금이 코어 자산을 낮은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봤다.
그는 규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클리블랜드 파트너는 "부동산이 지난 몇 년간 힘든 자산군이었지만, 고금리와 낮아진 자산가치가 흥미로운 진입 시점을 만들고 있다"면서도 "1억~2억달러 규모의 자본으로는 지금 시장 기회의 상당 부분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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