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에닉스와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3월 18일, 게임 업계에서의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기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게임 개발의 효율화 및 플레이어 경험 자체를 혁신할 차세대 비전이 제시된 데 이어, 구체적인 사례로 '드래곤 퀘스트 X 온라인'에 구현될 대화형 AI 버디 ‘슬라미’가 소개되었다. 본 기사에서는 그 상세 내용을 전해드린다.
■ AI는 도구에서 버디로. 구글 클라우드가 그리는 '리빙 게임'
구글 클라우드의 게임 산업 글로벌 디렉터인 잭 뷰저(Jack Buser)는 현재 게임 업계가 직면한 엄중한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게임 산업 글로벌 디렉터 잭 뷰저
업계 전체의 영업 이익은 2021년 이후 연평균 7%씩 감소하여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시장 성장의 대부분이 일부 플랫폼에 집중되어 있으며, 전체 플레이 시간의 절반 이상을 출시된 지 6년이 넘은 타이틀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개발 비용은 2017년 이후 거의 2배로 증가하여 현재의 게임 비즈니스는 기능 부전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파탄난 구조를 극복하고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열쇠로 제시한 것이 바로 라이브 서비스와 생성형 AI를 융합시킨 '리빙 게임(Living Game)' 구상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발의 번거로운 반복 작업을 단축하고,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실시간 AI 추론을 게임의 기반에 통합함으로써 플레이어 경험 그 자체를 재정의한다는 전략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게임 산업 글로벌 디렉터 잭 뷰저
기존 게임에서의 AI가 쓰러뜨려야 할 적이나 단순한 NPC에 불과했다면, 잭은 "지금의 AI는 가교이자 디지털 어드벤처에서의 진정한 버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여정을 공유하고, 패배했을 때는 격려해 주며, 승리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플레이어의 감정에 공감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구글의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다. 저지연 멀티모달 대화가 가능하여 AI가 플레이어의 말을 이해함과 동시에. 게임 플레이 화면을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고도화된 가드레일이 마련되어 있어, 일관성 있는 캐릭터 경험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잭은 "AI 탑재 라이브 서비스는 구글 클라우드의 DNA 그 자체다. 그 연구를 통한 돌파구는 자사의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로 실증을 마쳤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드래곤 퀘스트 X'에 등장하는 나만의 친구, 대화형 AI 버디 '슬라미'
이어 스퀘어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X 온라인' 안자이 타카시 쇼러너와 AI & 엔진 개발 아라마키 타케시 디비전 제너럴 매니저가 등장했다. 구체적인 AI 도입 사례로 AI 버디인 '슬라미'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아라마키 타케시 디비전 제너럴 매니저, 안자이 타카시 쇼러너
'드래곤 퀘스트 X 온라인'은 2026년 8월로 정식 서비스 개시 14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업데이트를 통해 '드래곤 퀘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유원지'는 방대한 세계로 성장했으며, 플레이어 간의 활발한 교류라는 커다란 자산을 쌓아 올렸다.
반면, 게임이 너무 거대해진 나머지 신규 플레이어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끼기도 했다. 이에 커뮤니케이션에 새로운 요소를 더하고자 제안된 것이, 나만의 버디로서 곁을 지켜주는 '슬라미'다.
안자이 쇼러너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아버지인 호리이 유지와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호리이는 "마을 사람 같은 NPC에 AI를 사용하는 것은 방향이 다르다. 함께 놀아주는 친구나 동료로서 들어오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NPC와 끝도 없이 대화가 가능해지면 게임의 매듭이 없어지고, 오히려 플레이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곤란할 때 도와주는 친구'로서의 AI 버디라는 형태가 정립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슬라미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준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대화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슬라미는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춰 먼저 소통을 시도한다.
이에 대해 안자이 쇼러너는 "친구라는 존재는 내가 한 말에 대답만 해주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슬라미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또한, AI에게 말을 거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전용 스탬프를 마련하고, 이를 계기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담았다.
데모 영상에서는 슬라미가 귀여운 목소리로 플레이어와 교류하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억양이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었으나, 현재 조정 중이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개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대화 내용은 플레이어와 슬라미 사이에서만 공유된다. 다른 플레이어는 대화를 볼 수 없으며 철저히 비밀이 보장된다.
아라마키 매니저는 이번 서비스에 제미나이를 채택한 이유로 뛰어난 응답성과 커스터마이징 가능성을 꼽았다. 예를 들어 세계관에 맞춘 프롬프트를 제어함으로써, 설정에서 벗어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또한, 스퀘어에닉스가 10년 넘게 쌓아온 AI 개발 노하우와 구글 클라우드의 최첨단 기술이 결합되어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슬라미의 기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사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개최된다. 모집 기간은 2026년 3월 21일부터 3월 30일까지다. 참가 조건으로 제품판을 이용 중이어야 하는 등의 제한이 있으니, 관심 있는 플레이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깨어난 모험가의 광장(目覚めし冒険者の広場)'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설명회 마지막에는 미디어와 등단자들 간의 질의응답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게임 개발에서의 AI 활용 및 인간과 AI 버디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잭은 개발 현장에서의 AI를 "아이언맨의 수트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AI가 번거로운 작업을 줄여주고 개발자가 힘을 얻음으로써, 더욱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자이 쇼로너 또한 실제 현장에서 자료 제작이나 정보 공유 시 AI를 활용해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객에게 제공되는 최종 출력 데이터 자체에는 현재 AI 생성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의 실제 친구와 AI 버디의 차이에 대해 안자이 쇼러너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눈앞의 캐릭터 내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소통하던 대상이 AI였다 하더라도 '아, 너 AI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미래가 오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밝히며 설명회를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아라마키 타케시 디비전 제너럴 매니저, 구글 클라우드의 게임 산업 글로벌 디렉터 잭 뷰저, 안자이 타카시 쇼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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