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스마트기기를 보급 받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광주 학생들. 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지역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1인 1 스마트기기’ 보급이 높은 동의율 속에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급 자체는 안착 분위기지만 실제 수업과 학습 현장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두고선 여전히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지역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보급 대상은 중학교와 특수학교를 포함한 98개교, 총 1만 3185대다. 지난달 20일 기준 학부모 동의율은 98.5%로 집계됐다. 외형상으로는 사실상 전면 보급에 가까운 수치다.
이번에 보급되는 기기는 AI·디지털 학습도구와 광주형 교육플랫폼 ‘광주아이온(AI-ON)’ 활용에 최적화한 최신형 모델이다. 광주아이온은 통합인증을 통해 여러 교육 플랫폼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학습자료 추천과 문제풀이, 통계 기반 피드백 기능 등을 제공하는 광주시교육청의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이다.
이 사업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공약으로, 2023년 중·고·특수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용 태블릿PC 등을 보급했고, 2024년부터는 매년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노트북 보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보급까지 마무리되면 광주지역 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개인 학습기기를 활용하는 체계를 사실상 갖추게 된다.
문제는 높은 동의율이 곧바로 높은 활용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광주시교육청이 전체 학생을 기준으로 한 스마트기기의 실제 수업 활용률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자료는 뚜렷하지 않다. 보급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자주,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지난해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업시간 스마트기기 활용 시간이 많지 않으며, 실제 활용도가 투입 예산 대비 낮은 편”이라는 지적이 담겼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실제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활용률이 전년 대비 많이 높아졌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교원들의 체감도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10월 중·고교 학생 6164명, 학부모 3616명, 교원 99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만족도는 80.2%, 학부모 만족도는 66.3%로 나타났다.
반면 교원은 만족 45.2%, 불만족 46.0%로 의견이 엇갈렸다. 활성화 지원 방안으로는 활용 수업 확대, 인터넷 환경 개선, 콘텐츠 제공, 신속한 유지관리, 건전한 사용교육 등이 제시됐다. 기기 보급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 이를 수업 안에서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한 다른 디지털 학습정책에서도 활용도 문제는 확인된다. 지난해 광주지역 AI 디지털교과서(AIDT) 대상 학생 6521명 가운데 1337명, 20.5%가 가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마트기기와 AIDT는 별개 사업이지만, 기기 보급이 곧바로 플랫폼 활용과 학습 참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하드웨어 보급만으로는 디지털 교육 혁신이 완성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고사양 노트북을 지급받은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가 받아만 두고 실제로는 학교에 가져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동의율 98.5%는 정책 수용성이 높다는 신호이지만, 정책의 성과는 보급률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이 올해 중1 대상 보급을 마무리하면 광주지역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사실상 전 학년 개인 학습기기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평가는 보급 규모보다 실제 수업과 학습 현장에서의 활용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은 기기 보급과 함께 유해 사이트 차단 시스템 구축, 기기 관리 전담 콜센터 운영, AI·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을 병행할 방침이다. 지난 8일부터는 스마트기기 관리시스템 서비스 운영도 시작했다. 시교육청은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학습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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