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공급망 불안이 커지며 국내 증시가 흔들린 가운데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앞세워 코스피 하단을 지탱했다.
지난 7일 코스피는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마감했다. 미국이 예고한 이란 공습 시점이 하루 앞두고 나가오면서 시장 전반에 불안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며 지수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시가 총액 비중이 25%를 넘어선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 이익 57조 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증권가에서는 '슈퍼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왔다. 주가는 장중 20만원을 돌파하며 강하게 반응했고,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됐다.
실제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월 경제동향에서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가 물가와 소비, 투자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표도 엇갈렸다. 수출과 생산, 투자는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뉴스심리지수도 급락하며 체감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계 금융도 녹록치 않다. 국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4.1%로 올라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론 잔액 역시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고, 대환대출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대외 변수와 민생 지표가 동시에 악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지탱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반도체 업종 대표주로서 투자 심리를 방어하는 동시에, 관련 종목 전반의 상승을 이끌며 증시 하방 압력을 완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코스피는 결국 상승폭을 지켜내지 못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개인·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흔들리는 코스피의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중동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히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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