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쉼을 위해 떠나던 여행이 ‘무언가를 배우고 돌아오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서핑과 양봉, 도자기 빚기처럼 여행지에서 새 기술을 익히는 ‘스킬케이션(Skillcation)’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등장했다.
항공료와 숙박비는 오르고 휴가는 한정돼 있다. 짧은 여행에서도 확실한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여행업계는 워크숍과 원데이 클래스를 결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새로운 여행 흐름으로 스킬케이션을 소개하면서 두 여행객의 사례를 전했다.
델타항공 승무원 레베카 로스트코프스키(37)는 올해 휴가를 보호복을 입고 벌떼 속에서 보냈다. 벌통을 열고 밀랍을 채취하는 낯선 경험을 한 그는 “정말로 차분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는 영업 담당 임원 마티아스 오레세르(36)는 이번 여름 모로코령 서사하라의 다클라에서 카이트서핑을 배웠다. 그는 “마침내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주변의 환호와 어우러지면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 마스터카드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응답자의 48%는 서핑이나 도자기, 밀랍 채취 같은 기술을 배우러 올해 여행을 계획한다고 답했다.
● 쉬러 가던 휴가에서 ‘배우러 가는 휴가’로
여행업계는 이런 흐름에 스킬(Skill·기술)과 베케이션(Vacation·휴가)을 합친 ‘스킬케이션(Skillcati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행 문화가 쉼과 재충전을 위한 휴양에서 자기계발 요소가 더해진 목적 지향적 여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업계도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단순 관광 위주였던 일정에 워크숍과 멘토링,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식이다.
글로벌 호텔 그룹 힐튼 월드와이드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투숙객의 72%가 개인적인 열정이나 취미에 몰두하는 휴가를 원한다고 답했다.
유명 관광지의 주요 숙박시설도 원데이 클래스를 새로이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의 알피나 그슈타드는 투숙객이 벌통을 직접 돌보는 프로그램을 새로 열었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군다리 리조트도 이번 시즌 전통 치즈 만들기 체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여행과 배움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체류형 해녀 문화 체험 프로그램 ‘해녀스테이’가 대표적이다. 매년 치즈축제를 개최한 임실군도 올해는 저지종 숙성치즈·무가당 요거트 등 체험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행 플랫폼 클룩이 올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국내 스파·뷰티 등을 포함한 체험 상품 예약은 전년보다 73% 증가했다. 해외여행에서도 로컬 체험과 하이킹 등 현지인에 가까운 활동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한 번 빠지면 더 깊게…‘배우는 여행’ 왜 늘어날까
‘고 서프 LA 서핑 스쿨’의 강사가 주말 서핑 강습을 진행하는 동안 서핑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양대 관광학과 김남조 교수는 “스킬케이션을 여행 산업의 큰 흐름이라 보긴 어렵지만, 소그룹에서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번 체험의 맛을 들인 사람은 계속 그 방향으로 전문화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주변 사람도 끌어들인다”고 덧붙였다.
배움 자체가 주는 성취감도 매력의 하나다.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심리학 교수 앤드루 스티븐슨은 “어려운 것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있다“라며 ”이렇게 얻는 심리적 웰빙 효과는 단순 휴양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여행 정보 접근성도 높아졌다. 과거엔 여행사가 짠 일정대로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이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여행자가 직접 정보를 찾아 일정을 짜는 자유여행 위주로 재편됐다.
김 교수는 “현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누구나 손쉽게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 덕에 관광지와 체험을 스스로 탐색하고 선택하는 개별 자유여행(FIT)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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