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가 주산지인 콩나물 재배용 콩 저율 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늘리는 정부 규칙이 농민들의 반발에도 결국 고시됐습니다.
가격 폭락이 불 보듯 뻔해 애써 키운 콩밭을 스스로 갈아엎는 농가까지 생겨났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시 구좌읍의 한 콩나물 재배용 콩밭.
트랙터 한 대가 휩쓸고 지나가자….
푸릇푸릇했던 콩밭이 금세 황폐해집니다.
정부의 수입 확대 조치로 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콩나물콩 농가들은 어쩔 수 없이 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기존 콩나물콩 저율 관세 적용 물량은 만 7천450톤.
올해부터 기존 물량에 만 톤 이상 추가됩니다.
연보라색 꽃을 막 피워낸 자식 같은 콩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의 마음은 망연자실합니다.
[김경찬/콩나물콩 재배 농가 : "앞으로 수입 농산물에 밀려가지고. 콩마저 (확대)한다고 하면 진짜 우리 농가는 앞으로 죽어야 해요. 쪽파라도 심어서 경작비라도 건질까? 그런 생각에."]
재정경제부가 생활 물가 안정을 이유로 물량 확대 방침을 밝힌 건 지난달 중순쯤.
전국 생산량의 80%를 책임지는 주산지인 제주 농민과의 협의도 건너뛴 기습 발표였습니다.
입법예고 기간 농민단체와 제주도가 반대 의견을 냈지만, 개정된 규칙이 지난 10일 고시됐습니다.
도내 2천여 농가는 콩나물콩 가격 폭락을 막을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한열/콩제주협의회장 : "가격을 더 인상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가격을 유지해 달라고 농민들은 애타게 (요청)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영농 자잿값이다, 비룟값이다, 농가 부채다. 여러모로 굉장히 어려운 것이 많은데."]
제주도는 농축산식품부와 농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해결책을 찾겠단 계획이지만 아직 준비 단계입니다.
폭염과 가뭄에 더해 값싼 수입산까지 밀려오는 삼중고에 놓인 농가의 근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한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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