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차 등 가을 3대 축제 앞둬
인권위 권고에도 ‘어린이 동반 불가’ 많아
“앞으론 가지 않을 것” 자녀 둔 가정 불만
“지자체가 확산 방지 조례 만들어야”
수원시내 한 카페 앞에 노키즈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경인일보DB
가을철 수원의 3대 축제가 개막을 앞둔 가운데 행사장 인근에 ‘노키즈존’이 많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온다. 노키즈존은 어린이 동반 입장이 불가한 곳으로, 특정 세대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10여년 전부터 문제가 돼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 권고 조치를 하기도 했으나 실효성있는 지침이 없어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수원시 등에 따르면 19일 수원화성 미디어 아트 ‘새빛동락: 수원화성, 빛으로 피어나다’를 시작으로,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등 수원화성 3대 축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행사는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행궁동에는 노키즈존이 많아 어린 자녀를 둔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안전상 이유 등으로 어린이 출입을 막는 업주의 자율적인 판단 자체는 존중하지만, 자녀와 함께 축제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3살 자녀를 둔 김모씨는 “아이와 함께 축제를 가는 것 만으로도 여러 제약이 따르는데 행궁동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 마저 적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앞으로는 축제 자체를 가지 않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아이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공간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도 “지역 대표 축제인만큼 온가족이 행사 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도 행궁동 노키즈존 문제를 짚어내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카페에는 ‘막상 들어가려니 노키즈존이라고 적혀있어 입구컷 당했다’ ‘예스키즈존 검색해 찾아갔더니 사람이 꽉차 겨우 구석 자리에 앉았다’, ‘행궁동에는 노키즈존이 많아 가기 전에 매번 한참 검색을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행궁동에 있는 키즈존 식당이나 카페 목록을 공유하는 이들도 보였다.
특정 공간에 특정한 연령의 출입을 제한하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0여년 전 출발한 노키즈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치에도 노시니어·노아재·노아줌마존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7년 ‘특정 집단을 특정 공간이나 서비스 이용에서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입장을 냈다.
개인주의·혐오 조장 문화가 일상화된 데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사무국장은 “지자체가 나서서 노키즈존 확산을 막는 조례를 발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선택이 되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는 나와 별개라는 인식이 사회에 만연해있다”며 “우리는 모두 부모가 있어 태어났고 한 때 어린이였다. 노키즈존은 어린이나 엄마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공동체가 함께 풀어가야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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