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남 서부발전 조달협력처장 인터뷰
베트남에 거점 구축…협력사 현지화 시동
오만 두쿰 수주, 중소기업 해외진출 확대
AI·특허 개방…기술사업화 성과 속속 거둬
송승남 서부발전 조달협력처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부발전]
“국내외 발전소 건설과 운영·정비 전 과정에 협력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송승남 서부발전 조달협력처장<사진>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베트남 수출지원센터 구축과 오만 두쿰 가스발전 사업 등을 계기로 협력사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며 “AI 기술 실증과 조달, 안전관리까지 연계해 동반성장을 발전사업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은 동반성장을 단순 지원사업이 아닌 경영 전략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 국정과제와 직접 연계했다. 공정거래 문화 정착, AI·디지털 혁신, 중소벤처·스타트업 육성, ESG 경영 확산 등 주요 과제를 성과지표(KPI)에 반영하고 이를 토대로 추진 과제를 체계화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서부발전은 아세안(ASEAN) 수출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석탄발전 축소로 사업 기반이 흔들린 협력기업 ‘업의 전환’을 지원하고 정부의 수출 확대 정책에 발맞추는 조치다. 이를 위해 베트남을 거점 국가로 선정했다. 현지 수출지원센터와 ‘서부발전 베트남 수출협의회(가칭)’를 구성하는 등 네트워크 확보에 나섰다.
송 처장은 “현지화 모델을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석탄발전이 확대 국면에 있는 국가로, 한국 기업과의 기술 교류 수요가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 500MW·1000MW급 발전소 운영 경험과 설비개선 역량을 높이 사서다. 서부발전은 현지 발전소를 직접 방문해 설비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국내 협력기업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술 교류를 이끌고 있다. 송 처장은 “발전소 현장을 직접 찾아가 필요한 설비와 예비품 수요를 확인하고 기업과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AHE는 서부발전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현지화 성공 사례다. 해당 기업은 베트남에 제품을 납품한 데 이어 서부발전과 협력해 올해부터 현지 생산시설 구축에 착수했다. 단순 수출을 넘어 생산 거점 확보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송 처장은 “기업과 함께 현지에 직접 들어가 생산과 사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안 9·10호기와 평택2복합에 구축한 디지털트윈(가상모형)을 개발한 포미트도 서부발전의 실증, 해외판로 지원에 힘입어 추가 수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송승남 서부발전 조달협력처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부발전]
오만 두쿰 가스복합 건설사업은 서부발전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이 대형 프로젝트로 확장된 사례다. 서부발전은 877MW 규모 사업을 수주하며 EPC사와 협의를 통해 약 2억4000만달러 규모의 국산 기자재 공급을 끌어냈다. 협력사 해외진출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송 처장은 “공공기관이 먼저 나서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로 나가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기술 기반 동반성장도 병행하고 있다. 판교에 구축한 AX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발전설비 운영 데이터를 제공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인공지능(AI) 기반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개발·실증·사업화·후속 연구개발까지 전 주기 지원 체계를 운영 중이다.
송 처장은 “기술 격차 없는 AI 상생 생태계 조성이 목표”라며 “데이터 개방과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지금까지 벤처기업 25곳을 육성했다. 지난해에는 지원기업의 매출 81억5000만원 증가와 76명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냈다. 일부 기업은 오만 태양광 등 해외사업장에서 AI 솔루션 실증을 진행하며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확인했다.
기술 기반 동반성장의 또 다른 축은 특허 개방이다. 서부발전은 보유 특허 574건을 전수 개방하고 기술보증기금과 협력해 수요기업 중심의 매칭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미활용 공동특허를 활용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옥내저탄장 석탄상탄기(Reclaimer) 국산화에 성공했다. 약 5년 11개월에 걸쳐 개발된 해당 설비는 외산 대비 약 10억원 비용 절감과 납기 단축 효과를 거뒀다. 묻혀 있던 특허를 사업화로 연결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장 안전관리에도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4족 보행 로봇을 활용해 밀폐공간 내 유해가스와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한편, 지게차에 AI 충돌방지 시스템을 적용해 작업자 접근 시 경고음을 발생시키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주 복합화력 건설 현장에 우선 적용해 사고 예방 효과를 확인했고, 여수·아산 등 타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용 부담이 큰 중소 협력기업을 위해 장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부발전은 상생결제 확대와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을 통해 협력기업의 자금 부담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상생결제 규모는 발전 5사 가운데 최대 수준인 누적 4조원을 넘어섰다. 노무비 직접지급 구조를 전 사업소로 확대해 현장 근로 여건 개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송 처장은 “동반성장은 특정 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해외사업, 기술개발, 조달, 안전관리 등 전 영역에서 동시에 추진되는 전략”이라며 “서부발전 전체가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며 협력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남 태안=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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