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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도시 전주에서 클래식음악의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다”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이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타이중에서 현지 청소년 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펼치며 국제교류는 물론 소리의 도시 전주의 위상을 드높였다.

“소리의 도시 전주에서 클래식음악의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다”

[인터뷰]박진철 한국음악협회 전주시지부장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이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타이중에서 현지 청소년 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펼치며 국제교류는 물론 소리의 도시 전주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 합창단을 9년째 지휘하고 있는 박진철 대표는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전주시지부장, 더클래식아트홀 소공연장·제이씨 예술단 대표 등 지역성악계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박 대표는 고향 군산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수료하고, 피치니 국립 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국내외 오페라 가수 및 지역의 음악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클래식음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그를 만났다.

△"클래식 음악으로 세대를 잇다"...음악협회가 하는 일

박 대표는 "한국음악협회 전주시지부는 정기적인 지원 없이 자부담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청년 음악인의 참여가 저조하고 원로 중심으로 운영되던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부장을 맡게 됐다"라고 전했다. 지역의 젊고 어린 음악인부터 원로 음악인까지 아우르며 세대 간의 연결을 활성화하고 전주시의 음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지난 8월에는 신진 졸업생부터 원로까지 참여하는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시민들로부터 고품격 음악회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도의 지원이 정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린 세대들에게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아쉬움이다. "공연을 한번 하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대 간 교량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어려움을 표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속적인 정기음악회와 무대를 기획하며 전주를 대표하는 음악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다...전주소년소녀합창단의 10년

박 대표가 지휘자를 맡고 있는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은 그가 귀국 후 어린이 합창단이 없던 전주 지역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창단했다. 올해로 9년 차, 오는 12월이면 만 10년을 맞는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로 모임과 연습이 불가능했던 시기도 해체 없이 넘겨냈다"라며 "아이들이 좋아서 최근엔 이 일이 주가 됐다"라고 말할 만큼 소년소녀합창단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이들을 위한 마음... 대만까지 이어지다

박 대표는 "지방에서 음악에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고 싶지만, 예산과 지원이 부족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던 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전국 소년소녀합창단 대상 해외 교류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기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3개 팀만 뽑히는 공모에 선정돼 지원금을 통해 대만 합창단과 교류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만 타이베이와 타이중을 방문하며 국립가극원에서 타이중청소년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열고 문화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박 대표는 "아이들이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꿈을 키울 기회를 줄 수 있어 기쁘다"라며 "합창단을 지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굶어 죽어도 좋다"...성악에 진심이 된 이유

박진철 대표가 클래식 음악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지휘자를 꿈꿨지만, 초등학생 시기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노래하면 안 되겠다"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노래가 좋아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박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성악을 전공한 선배의 노래에 깊은 인상을 받아 성악의 길로 들어섰다. “클래식 음악의 경제적 한계를 이유로 집안의 반대가 있었지만, 굶어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성악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하며 성악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했다. 이후, 박 대표는 12년의 이탈리아 유학 생활을 거쳐 오페라 가수로 단단하게 성장했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에는 생활비 지원 없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공부했다"라며 유학 생활의 어려움을 말했다. 이어 "힘든 유학 생활이었지만 오페라 본고장의 언어와 문화를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힌 값진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클래식은 들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장르”...그가 말하는 클래식

박 대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요즘 유행하는 K-POP 등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음악들과 달리 오래도록 천천히 들을수록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진액 같은 장르"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클래식은 장르의 깊이가 깊어 그 안까지 파고들어야 하는 내현적이고 어려운 장르지만 이런 부분이 오히려 클래식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좋은 음악가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기를"...그의 교육 철학

박 대표는 후학양성에 대해 "음악가가 되기 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라며 확고한 가치관을 전했다. "합창단을 하며 가르치고 있다 보면 요즘 아이들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느낀다"라며 “나만 크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의 소리에 맞춰 양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합창이다”라고 말했다.

△"소리의 도시 전주에서 서양음악이 소외되지 않았으면"한다

박 대표는 "국악과 소리의 도시인 전주에서 서양음악이 소외되지 않고 서로 상생했으면 한다"라며 "클래식 장르의 특성상 기존 클래식 곡을 연주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 역시 또 다른 의미의 '창작'으로 인정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오페라 전문 소공연장인 더클래식아트홀과 덕진예술회관에서 오는 11월 창작 오페라 <소리 명창 권삼득>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공연은 서양의 오페라와 우리 국악을 합친 창작극으로 지역의 이야기를 지역의 목소리로 담아내려는 시도다. 박 대표는 "어느 한 장르가 소외되지 않고 동양과 서양의 음악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지역 도민분들도 더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연부터 인재 양성까지...박진철 대표가 그리는 다음 목표

앞으로도 중견 성악가로서 오페라 무대를 이어가는 한편, 전주 출신인 세계적 테너 백석종의 뒤를 이을 음악 인재를 배출·지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음악협회 또한 세대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해 전주를 대표하는 음악 단체로서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또 기획하고 있는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외부의 유명 음악가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내 인재들을 발굴하고 무대에 세울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운영하고 있는 전주 유일 오페라 전문 소공연장 더클래식아트홀에서는 올해 기획한 5개의 작품 중 2개를 이미 무대에 올려 성황리에 마쳤다. 오는 8월 마지막 주에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진행할 예정이며, 뒤로도 다양한 무대를 기획하고 있다. "소리의 도시 전주에서 서양음악이 함께 어우러지길 바란다"는 그의 말처럼, 그가 이끄는 무대와 아이들의 목소리는 오늘도 전주의 클래식 음악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박진철 성악가가 걸어온 길

박진철 (사)한국음악협회 전주시지부장은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전주대학교를 거쳐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수료하고, 이탈리아 피치니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석 졸업했다. 이후 여러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우승 및 특별상 등을 수여하며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 섰고, 전주대, 경복대, 예원예술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전북 전주에서 제이씨 예술단, 더클래식 아트홀의 대표이자 호남 오페라단 뮈토스 쳄버 싱어즈 리더, 전주 소년소녀 합창단 지휘자 등을 맡으며 지역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홍희강·김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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