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권이든 시간이 지나면 지지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집권 1년 차보다 2년 차에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은 거의 없다.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추세를 비교하기 위해 동일한 문항과 조사 방식으로 대통령 국정 평가를 묻는 한국갤럽의 ‘데일리 오피니언’ 자료를 살펴봤다(제670호).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올해 1월(2~5주 통합) 60%에서 출발해 7월(1~4주 통합)에는 53%로 떨어졌다. 반년 만에 7%포인트 하락은 나쁜 신호이긴 하지만, 최악의 하락은 아니다. 임기 초의 높은 기대가 현실화돼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긍정회로를 돌릴 수도 있다.
지지율 하락폭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이탈하는가이다. 성별과 연령을 교차해서 보면 하락폭이 가장 큰 집단은 30대 여성이다. 1월 62%에 달했던 30대 여성의 긍정 평가는 7월 47%로 15%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남성 50대와 남성 60대도 각각 11%포인트씩 하락했지만, 이들은 애초 지지율 자체가 70~80%대에 이르던 견고한 우호층이었다는 점에서 청년 여성의 이탈과는 결이 다르다.
큰 하락의 폭도 놀랍지만, 상대적 위치는 더욱 놀랍다. 20~30대 여성의 긍정 평가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가장 박한 집단인 청년 남성과 70대 이상 고령층 다음 순서이다. 20대 남성의 긍정 평가는 31%, 30대 남성은 40%, 70대 이상 여성 42%, 70대 이상 남성 45%, 20대 여성 45%, 30대 여성 47%로 나타났다. 불과 몇달 전까지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던 청년 여성들이 이제 지지율이 낮은 집단에 들어온 셈이다.
높은 곳에서 조금 내려온 것과, 애초에 확고한 우군이었던 집단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전혀 다른 신호다.
청년 여성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민주당을 지지해온 핵심 우군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생긴 헌정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구한 빛의 혁명의 한가운데에도 청년 여성이 있었다. 혹한의 겨울, 이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밤을 지새웠고, 세대와 성별을 넘나드는 새로운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런 이들이 이제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정치적 경고이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여성 의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성평등 의제는 마치 성평등가족부만 하는 일처럼 다뤄지고 있고, 성별 임금 격차를 개선하기 위한 고용평등공시제 도입 법안은 공시 대상 기업이나 공시 범위가 협소해 실효성이 우려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제기된 여성폭력 피해와 인권에 대한 우려 역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책 의제만이 아니다. 청년 여성들이 광장에서 함께 외쳤던 ‘더 나은 민주주의’로의 진전 역시 체감되지 않는다. 탄핵 정국에서 이들이 요구했던 것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자체의 변화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포용하는 넓은 민주주의, 삶의 문제를 잘 해결하는 유능한 정부, 혐오가 아니라 정책으로 대결하는 정당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대한 응답은 어디에 있는가. 청년 여성의 지지율 급락은 이들이 느낀 답답함과 불만의 표현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 이제야 떨어지고 있다는 게 사실 더 신기할 따름이다.
박선경 고려대 글로벌한국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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