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성형의 허와 실

열일곱 번이나 안면 성형을 받은 여인이 끝내 숨지고 말았다. 한때는 가수를 꿈꾸던 미모의 여인이었는데,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법시술을 했다가 부작용으로 숨졌다고 한다.

성형의 허와 실

/ 백봉기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장

열일곱 번이나 안면 성형을 받은 여인이 끝내 숨지고 말았다. 한때는 가수를 꿈꾸던 미모의 여인이었는데,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법시술을 했다가 부작용으로 숨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성형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형이 일반화된 나라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 외국인들까지 찾아와 성형수술을 받고 갈 정도로 의술도 좋고 서비스도 잘 돼 있다. 한때는 연예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성형수술이 이제는 직장인과 주부, 취업 준비생을 넘어 청소년들까지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문화가 되었다. 방학 때면 성형외과 예약이 밀린다는 말도 낯설지 않다. 물론 성형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선천적 결함이나 심각한 콤플렉스를 개선해 삶의 자신감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외모 역시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의 일부가 된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보완’의 수준을 넘어, 끝없는 결핍과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번 고친 얼굴은 또 다른 결점을 만들어내고, 눈을 고치면 코가 거슬리고, 코를 고치면 턱이 아쉽다. 만족은 잠시뿐이고, 결국 얼굴 전체가 욕망의 대상이 된다. 인터넷에는 “거울을 볼 때마다 견딜 수 없다”는 고백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결국 수술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단순한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병에 가깝다. 실제로 무리한 시술로 안면신경이 손상되거나 표정을 잃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때 화려하게 활동하던 연예인들이 부작용 이후 방송에서 사라진 사례도 우리는 기억한다. 성형은 마술이 아니다. 얼굴을 바꿀 수는 있어도 삶 전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청소년들이다.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외모 불안에 사로잡혀 TV에 나오는 연예인의 얼굴을 닮으려고 돈과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현실이 씁쓸하다. 더해서 SNS와 미디어는 획일적인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주입하고, 자신의 얼굴을 타인과 비교하는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외모는 개성이 아니라 경쟁의 스펙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사람의 진짜 아름다움은 얼굴에만 있지 않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향기가 있다. 그 향기는 인품에서 나오고, 교양에서 스며 나오며, 삶의 태도 속에서 깊어진다. 아무리 화려한 얼굴도 내면이 공허하면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인간의 가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외모를 가꾸되 거기에 자신을 모두 맡겨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완벽한 얼굴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전라일보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