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왼쪽)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9일 오전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3층에서 열린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김태년 경기준비위원장으로부터 120대 정책제안을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가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에게 전달한 120대 정책과제는 민선 9기 경기도정의 정책 의제를 압축한 설계도다. 교통과 주거, 돌봄, AI, 반도체, 북부·동부 균형발전까지 도정 전반의 과제가 담겼다.
과제의 폭이 넓어진 만큼 성과는 '무엇을 먼저 실행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경기도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120개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렵다. 민선 9기 초반 도정은 우선순위 조정과 단기과제 실행에 집중될 전망이다.
▲설계도는 완성…이제 '실행의 시간'
추 당선인은 120대 정책과제를 민선 9기 핵심 실행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취임과 함께 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원 추진 체계를 살피겠다고 했다. 정책 방향은 폭넓게 제시됐지만, 도정 운영에서는 실행 순서를 먼저 따지겠다는 의미다.
120대 과제에는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도지사 직속 AI수석 신설, K-반도체 클러스터 생태계 완성, 수도권 원패스 도입, 경기복지생활권 구축 등 재정 조율, 제도 신설, 조직 정비, 관련 기관 협의가 필요한 과제들이 포함돼 있다.
민선 9기 도정은 취임 직후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기 체감형 과제와 임기 내 기반을 닦아야 할 중장기 과제, 중앙정부·국회 협력이 필요한 제도개선 과제를 구분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9일 오전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3층에서 열린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재정혁신·투자공사 TF 예고…'확장'보다 '실용'
추 당선인이 재정 혁신 TF 가동을 예고한 것은 초반 도정 운영의 성격을 보여준다. 새 사업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기존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핵심 사업에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는 “보여주기식 사업은 과감히 덜어내겠다”면서 민생, 안전, 돌봄, 일자리 등 도민 생활과 직접 맞닿은 분야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했다. 이는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읽힌다.
민선 8기가 굵직한 신규 의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무게를 뒀다면, 민선 9기는 한정된 재원 속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을 따져 우선순위를 세우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도정의 키워드가 '확장'에서 '실용'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경기미래투자공사 준비 TF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도 재정을 쪼개 쓰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 투자 유치와 정책금융, 공공투자 구조 설계 등 기존과 다른 재원 마련 방식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9일 오전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3층에서 열린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지난 15일간 경기준비위 활동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제공=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도민 요구는 교통 집중·초기 체감 성과 관건
도민 요구가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도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났다. 준비위가 접수한 도민 제안 3020건 가운데 교통·건설·환경 분야는 2541건으로 전체의 84.1%를 차지했다.
AI, 반도체, 미래산업 같은 장기 성장 전략도 중요하지만 도민이 당장 체감하는 불편은 출퇴근 교통과 생활 인프라에 몰려 있었다. 민선 9기 초반에는 버스 노선, 출퇴근 시간, 생활 도로, 주거 환경처럼 일상과 밀접한 과제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다.
추 당선인이 경기편하G버스 등 도지사 권한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사안은 빠르게 실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중앙정부 협의나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장기 과제와 달리, 도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사업에서 먼저 성과를 내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경기준비위가 설계도를 넘겼다면 이제 공은 추미애 도정으로 넘어갔다. 민선 9기에 대한 첫 평가는 재정 혁신과 사업 재조정, 실행 우선순위 설정을 통해 한정된 재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민생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추 당선인은 “거대한 성장의 숫자와 도민이 체감하는 일상 사이에 아직 메우지 못한 거리가 있다”며 “이 거리를 좁히는 것을 도정의 가장 큰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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