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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연체율 동반 상승…금융시장 공식 깨졌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깜짝 성장세가 이어지는데 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 매출과 가계소득이 늘어 부실이 줄어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셈이다.

성장·연체율 동반 상승…금융시장 공식 깨졌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반도체 경기 호조에 깜짝 성장세가 이어지는데 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 매출과 가계소득이 늘어 부실이 줄어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셈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현재 0.39%에서 올 9월 말 기준 0.41%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32%에서 0.51%로 0.19%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 역시 0.34%에서 0.46%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전문 은행인 IBK기업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1.04%로 2011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0.2%)와 4분기(-0.1%)에는 역성장했다.

올해는 다르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올해 3분기 성장률은 1.0%로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0.3%)를 세 배가량 웃돌았다. 올 들어 1분기 1.8%, 2분기 0.6% 등으로 순항 중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이 4%를 달성할 수 있다는 예측도 흘러나온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만 9.9% 늘면서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에서 올 8월 말 0.69%로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내수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소비 역시 특정 계층과 지역에 쏠리면서 경제성장의 온기가 퍼지지 않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부동산·임대업과 도소매 같은 경기 민감 업종과 지역 중소기업 연체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9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를 웃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취약차주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질수록 물가를 자극해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성장하는데 내수 경기가 어려운 K자형 성장이 심해지면서 성장률과 연체율이 같이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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