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클립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뒤에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말에 시작된 주가 하락 때문에 소비가 위축됐다고 분석합니다.
백화점이나 옷이나 신발 같은 준내구재, 그리고 여행 소비가 유의미하게 줄었단 겁니다.
이렇게 소비가 주춤했다면 금리 인상을 쉬어갈 법도 했건만 한국은행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장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례적으로 속담 하나를 반복해서 언급했습니다.
[신현송/한국은행 총재 :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그런 표현이 있습니다. 저희는 호미로 이번에 정책을 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호미는 '선제적 대응'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반도체 수출 증가로 인한 경기 호조가 진행 중인데, 이 경기 호조를 가만히 바라만 보면 역설적으로 결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올 거라서 먼저 호미로 대응한단 것이죠.
피하고 싶은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물가가 오르는데 사람들이 이 물가가 더 오를 거라고 믿는 상황.
이 때문에 채권 금리와 환율이 높아져서 기업 환경과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상황.
그리고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일단 이런 일이 벌어진 뒤에 수습하려고 하면 큰 가래를 써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큰 대가를 치른다, 그 전에 작은 호미를 쓰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경제 성장세가 얼마나 강하길래 이런 부작용까지 미리 고려하는 걸까요?
한은의 공식 성장률 전망은 올해 3.3% 내년 2.9%이지만, 반도체 경기가 생각보다 좋고, 중동 전쟁 상황이 조기에 진정된다면 이 숫자는 최대 3.6%와 3.7%, 공식 전망보다 훨씬 높아집니다.
2년 연속 3% 중반 이상이고, 특히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궁금해집니다.
부작용을 억제할 이 호미, 그러니까 선제적 대응은 금리 몇 퍼센트를 의미하는 것인지 말이지요.
한국은행은 그 답도 내놨습니다.
K 점도표를 통해선데요,
점도표는 금리 결정하는 회의 참석자들이 '이 범위가 적당합니다'라고 생각하는 금리 수준에 점을 찍은 표인데, 이번 점도표에 따르면 3.25%입니다.
앞으로 6개월 안에 금리가 한 번 더 오르면 적당하다는 의미인 거죠.
한국은행의 판단에 금융 시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습니다.
주가는 올랐고 환율은 내려서 둘 다 안정적이었습니다.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경기가 위축될 거로 보지 않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줄었으니 앞으로도 환율은 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신 총재는 환율이 1천3백 원 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예년의 익숙했던 환율보다는 여전히 높다", 더 내려와야 하고 그럴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이 효과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 또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압박도 조금 해소하는 효과도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좀 있어야 할 텐데요,
이 호미가 정말 딱 맞는 호미였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현혜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