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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과 뒤 드러난 통제… Covenant AI, '가치 인질' 구조 논란

탈중앙화를 내세운 인공지능(AI) 프로젝트가 오히려 중앙 통제 논란에 휩싸였다. Covenant AI 사태는 개별 프로젝트의 갈등을 넘어 AI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결함을 드러낸 사례로 번지고 있다. 11일 관련...

성과 뒤 드러난 통제… Covenant AI, '가치 인질' 구조 논란

곤카AI 창립자 데이비드 리버만과 다닐 리버만. 사진=곤카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탈중앙화를 내세운 인공지능(AI) 프로젝트가 오히려 중앙 통제 논란에 휩싸였다. Covenant AI 사태는 개별 프로젝트의 갈등을 넘어 AI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결함을 드러낸 사례로 번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태는 특정 네트워크의 운영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중앙화를 표방한 다수 프로젝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설계적 한계가 실제 충돌로 표면화된 ‘진단적 사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발은 성과였다. Covenant AI(구 Templar)는 지난 2년간 분산 환경에서의 AI 학습 가능성을 실증하는 데 집중해왔다. 70명 이상의 독립 참여자가 일반 하드웨어로 협력해 720억 파라미터 규모 언어모델 ‘Covenant-72B’를 완성했다.

단순한 개념 증명이 아닌 실제 운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며, 글로벌 AI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비트텐서(Bittensor) 생태계의 토큰 TAO 가격이 약 90% 상승했고 관련 서브넷 가치도 약 15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됐다.

기술적 성과가 네트워크 가치로 직결되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성과 이후다. Covenant AI 측은 제이콥 스티브스(Jacob Steeves) 측이 서브넷 보상(emission)을 중단하고 커뮤니티 관리 권한을 박탈했으며, 인프라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토큰 판매로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Covenant AI는 해당 상황을 “탈중앙화를 표방한 중앙집중 통제”라고 규정했다. 논쟁은 곧 구조로 이동했다. 전문가들은 탈중앙화 AI 네트워크의 근본적 설계 문제를 지목한다.

현재 다수 프로젝트는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그 결과로 창출되는 가치는 네트워크 토큰에 귀속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가 성공할수록 토큰 가치가 상승하고 동시에 운영 주체의 영향력도 커지는 ‘가치 인질(value-hostage)’ 구조가 형성된다. 성과가 클수록 통제 리스크가 확대되는 역설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잘될수록 더 쉽게 통제될 수 있는 구조”라며 “특정 프로젝트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설계 문제”라고 짚었다.

이와 맞물려 ‘코스메틱 탈중앙화(cosmetic decentralization)’ 논쟁도 재부상했다. 외형적으로는 탈중앙화를 표방하지만, 실제 핵심 권한은 소수에게 집중된 상태를 의미한다.

보상 조정,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서브넷 승인, 커뮤니티 통제 등 핵심 권한이 중앙에 남아 있다면 이는 구조적으로 완전한 탈중앙화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탈중앙화 여부는 설계가 아니라 실제 권한 행사 방식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에서는 “이 인프라가 참여자를 통제하거나 배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가.” 만약 특정 주체가 보상을 끊거나 접근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면 해당 구조는 이미 중앙화와 다르지 않다고 해석한다.

해법 역시 구조로 수렴하며 ▲온체인 기반 보상 시스템 ▲다수 합의 기반 업그레이드 ▲기여도 기반 권력 분배 등 권한을 시스템 내부에서 제약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사태가 탈중앙화 AI 기술 자체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Covenant-72B 모델은 분산 환경에서도 대규모 AI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며, 기술적 이정표를 남기기도 했다.

논쟁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는 평가다. 한 전문가는 “기술은 이미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 위에서 작동할 거버넌스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곤카(Gonka AI)도 주목받는다. 곤카AI는 전 세계에 분산된 GPU 자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AI 모델의 ‘학습’이 아닌 ‘추론(인퍼런스)’ 연산을 수행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중앙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유휴 GPU 자원을 활용해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조다.

특히 개별 참여자가 GPU를 제공하고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중앙집중형 AI 인프라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비트퓨리 펀드의 첫 투자처로 선정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고 네트워크 확장 속도 역시 빠른 편이다.

업계에서는 곤카AI 역시 기술적 확장성과 별개로 보상 구조와 권한 설계가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 ‘실질적 탈중앙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자 기여가 어떻게 보상으로 연결되고 보상 구조를 누가 통제하느냐가 핵심 변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이번 사태는 탈중앙화 AI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라기보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거버넌스 설계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는 한 유사한 충돌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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