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인공지능(AI) 해킹 사건을 수사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통보받아 검토했지만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경찰이 계속 맡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수청은 23일 금융회사 해킹 사건 수사 불개시 결정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통보받은 지 이틀 만이다.
경찰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금융사에서 AI를 활용한 해킹 피해가 잇따르자 이달 초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이후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이달 9일 인력을 추가 투입해 수사팀을 43명으로 확대했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해당 사건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하는 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했다. 중수청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은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 사이버범죄 중에서는 국가핵심기반 해킹에 따른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전자금융기반시설 해킹에 따른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이 통보 대상이다.
경찰은 피해 금융사의 시스템이 국가핵심기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자금융기반시설에 해당하는지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금융위가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자 경찰은 21일 중수청에 사건을 통보했다.
사건 내용과 수사 경과를 살펴본 서울중수청은 경찰이 수사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중수청은 “경찰이 중수청 개청일 전 수사에 착수한 사안”이라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해외 유관기관과 국제공조 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통보한 사건을 중수청이 반드시 넘겨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수청은 사건의 중대성과 수사 진행 정도, 수사 기간 등을 고려해 직접 수사할지 결정한다. 중수청이 이첩을 요구하면 경찰이 사건을 넘기지만 이번에는 이첩 요청 없이 경찰 수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승우/우연수 기자 leeswoo@hankyung.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