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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울 묶자 병점까지 풍선효과…전셋값 상승률도 4배 치솟아

지난해 6월 결혼한 30대 신혼부부 A 씨. 각각 1억 원을 모아 종잣돈 2억 원을 마련한 부부는 결혼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6억 원짜리 집을 사려다 매수를 잠시 미뤘다. 4억 원을 빌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1년이 지난 현재 눈여겨봤던 아파트 가격은 12억 원으로 뛰었다.

서울 묶자 병점까지 풍선효과…전셋값 상승률도 4배 치솟아

지난해 6월 결혼한 30대 신혼부부 A 씨. 각각 1억 원을 모아 종잣돈 2억 원을 마련한 부부는 결혼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6억 원짜리 집을 사려다 매수를 잠시 미뤘다. 4억 원을 빌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1년이 지난 현재 눈여겨봤던 아파트 가격은 12억 원으로 뛰었다. A 씨는 “10·15 대책 직후 패닉바잉으로라도 집을 샀어야 했다”며 “매수 대신 전세로 들어갔는데 전셋값마저 가파르게 뛰고 있다”고 한탄했다.

10·15 대책 이후 1년, 집값은 오히려 더 빠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책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2% 올라 대책 전 1년 상승률(6.61%)의 1.6배를 기록했다.

◇서울 묶자 동탄으로, 동탄 묶자 권선·병점으로=오름세는 대출 규제를 피해 가격이 낮은 곳으로 번졌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성북구(16.52%), 서대문구(14.40%), 강서구(14.39%), 구로구(13.69%) 등 중하위권이 상승률 상위를 휩쓸었다. 각각 1.40%, 3.35% 오르는 데 그친 강남구·서초구와 대비된다. 경기도까지 범위를 넓히면 풍선효과는 더 뚜렷해진다. 경기도에서는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33%에서 6.57%로 급등했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성남 분당 등 경기 12곳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었다. 수요는 정부 규제를 피한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로 옮겨갔다. 정부는 다시 올해 6월 30일 세 곳을 추가 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10·15 대책 당시 수요가 타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지만 예측은 어긋났다.

불씨는 계속해서 규제지역과 맞닿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붙었다. 부동산원 집계로 추가 지정 직전인 6월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수원 권선구는 5.58%, 화성 병점구는 4.69%, 군포시는 4.63%, 안양 만안구는 3.36% 올라 경기 평균(2.58%)을 웃돌았다. 권선구 상승률은 규제지역인 동탄구(5.61%)와 맞먹고 10·15 대책 이후 1년 상승률(11.89%)은 서울 평균(10.42%)보다도 높다.

◇실거주 의무에 전세 매물 10% 넘게 줄어=전월세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10·15 대책 1년간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9.96%로 대책 1년 전 상승률 2.41%에서 4배 넘게 커졌다. 경기도 역시 1.28%에서 6.89%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배경에는 실거주 의무에 따른 매물 급감이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331건으로 1년 전(2만 3192건)보다 12.4%, 월세 매물은 9.3% 감소했다. 경기도의 감소 폭은 더욱 가파르다. 전세 매물이 1만 2425건에 불과해 1년 전보다 36.0%나 줄었고 월세 매물은 1만 4302건에서 7745건으로 사실상 반 토막 났다.

토허 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집을 살 수 없어 전세를 끼고 사서 세를 놓는 길이 막혔다. 세입자가 살던 집을 매수자가 사서 들어가면 그만큼 임대 물량이 사라진다. 임대사업자 물량도 변수다. 8월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따라 조정 대상 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는 2027년 말 양도분까지만 온전히 적용된다. 정부는 이로 인해 서울에서만 6만 8000가구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봤는데 이 집들이 실거주자에게 팔리면 전월세 물량은 더 줄어든다.

버티는 세입자도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중 갱신 계약 비중은 58.9%로 1년 전(43.7%)보다 15.2%포인트 높아졌다. 기존 집에 머무는 계약이 늘면서 신혼부부나 직장을 옮기는 가구가 새로 구할 전셋집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계약 갱신 청구권을 쓴 세입자도 4년이 지나면 새집을 구해야 하는 만큼 월세로 밀려나는 가구가 늘 수 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토지거래허가제 연장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토허제에 대한 어느 정도 수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토허제가 집값 안정이라는 본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임대차 시장 불안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임대차 시장은 공공과 민간이 투트랙 전략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민간 임대차 시장을 토허제로 초토화시키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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