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대한변협 공인 대구형사·부동산전문변호사
한동훈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녹취록과 수사보고서, 검찰의 기소계획서 등을 공개하면서 그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위해 필요한 공익적 제보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비공개 수사자료를 외부에 공개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지적한다.
먼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관련 내용이다.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국회위원회에서 발언 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료를 배포한 행위가 국회에서의 직무상 발언에 통상적으로 부수하는 행위라면 면책특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개인의 SNS에 자료를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따라서 한 의원의 SNS를 통한 공개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아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 처벌된다.
다음은 공개된 기소계획서가 문제된다. 위 자료는 검찰 관계자만 입수할 수 있는 자료이므로 공개한 자에게는 형법 제127조의 공무상비밀누설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자료를 전달받은 사람이 곧바로 공무상비밀누설죄의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공무상비밀누설죄에 그 상대방을 처벌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 상대방이 자료유출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유출 과정에 관여하여야 공범으로 처벌된다. 한 의원의 경우도 단순히 해당 문서를 입수하였다고 처벌되는 것이 아니고, 자료 유출에 적극 관여하여야 처벌될 수 있다.
녹취록이 공개되었으므로 명예훼손죄가 문제된다. 먼저 김승원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를 살펴보자. 김승원은 국회의원이면서 법무부장관 후보자라는 공적 인물이고, 공적 인물에 관한 사항, 특히 공직 수행의 적정성과 자질에 관한 의혹 제기는 국민의 알 권리와 공직자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폭넓게 허용될 필요가 있다. 대법원도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할 필요가 있고, 공적 인물이 공론의 장에 나선 이상 일정 범위의 비판과 의혹 제기를 감수해야 한다고 판시하여 명예훼손죄가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김승원에 대한 공개 내용 대부분은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한 적정성 평가에 필요한 내용으로 보이므로 공적 인물 이론에 따라 명예훼손죄에 해당하기 어렵다.
양모 씨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달리 평가될 수 있다. 양모 씨는 공적 인물이 아닌 일반적인 사인이므로 비록 범죄자일지라도 일반인과 동일하게 명예훼손 관련 내용으로 보호된다. 그런데 양모 씨 입장에서는 ‘형사처벌 내용, 로비 내용, 김승원을 오빠라고 말한 내용’ 등은 개인의 사회적 평가와 사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로서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이므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내용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하지 않게 된다. 한 의원이 양모 씨에 대해 공개한 내용이 전부 진실이지만, 양모 씨 개인의 사생활 및 처벌 내용을 인사청문회가 아닌 방법으로 공개한 것은 오로지 공익적 공개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양모 씨에 관한 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정당행위로 취급하여 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개 목적이 공직후보자의 검증이라는 공익적 목적이었다고 하여 수사자료 전체를 공개하거나 사인의 개인정보와 대화 내용을 광범위하게 공개하는 것이 곧바로 정당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한 의원의 행위는 양모 씨에 관한 한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기능이지만, 그 검증 역시 법률이 정한 한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공개 과정의 적법성에 대한 논쟁이 공개된 자료가 제기하는 실질적인 의혹 자체를 덮어버리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깨끗한지 더러운지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손가락의 상태를 따지느라 정작 그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달을 보지 않는다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김승원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았을 때,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가? 손가락을 보되, 결국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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