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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법률] 보완수사권 폐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막강한 검찰은 선택적 수사 논란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의 비판을 받아 왔다.

[생활법률] 보완수사권 폐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경찰-검찰 사이 ‘핑퐁 사건’ 우려

수사 지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담당 검사가 수사에 관여 못해

경찰 기록에 의존해 재판해야

절차 복잡해져 피해자 부담 증가

무죄 판결 늘어날 가능성 우려도

김병진 대한변협 공인 대구형사·부동산전문변호사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막강한 검찰은 선택적 수사 논란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의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검찰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개혁이었다. 형사절차 개혁의 방점은 응당 ‘국민의 권익 보호와 신속한 피해 구제’에 찍혀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논쟁은 많은 국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주로 제기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이다. 현재는 검사가 사건 기록을 검토하다가 부족한 증거를 발견하면 필요한 범위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 사건을 다시 경찰에 보내야 하고, 결국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이른바 ‘핑퐁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에 따른 지연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한다. 형사절차에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둘째,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가 수사에 사실상 관여할 수 없게 된다.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는 필요한 증거를 직접 보완할 수 없게 되고, 결국 경찰이 작성한 기록에 의존하여 재판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셋째, 경찰 수사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 모든 수사기관은 실수할 수 있고, 증거를 놓칠 수도 있으며,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 심사와 재수사 요구 제도를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그러나 내부 통제는 어디까지나 같은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통제이다. 또한 재수사 요구 역시 결국 동일한 수사기관이 다시 수사하는 방식이다. 외부 기관이 직접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과는 기능과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넷째, 피해자 권리 보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불송치(무혐의) 사건에서 피해자가 추가 증거의 단서를 제시하는 경우, 현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행사만으로도 비교적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제도가 변경되면 피해자는 재수사 신청이나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훨씬 번거롭고 복잡하다. 절차가 복잡해질수록 피해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섯째, 무죄 판결이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형사재판은 민사재판과 달리 판사의 심증이나 변론 전체의 취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유죄는 오직 증거에 의해 입증되어야 한다. 조금만 보완하면 확보할 수 있었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공소 유지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보완수사권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존재해 온 제도이다.

여섯째, 누구도 너무 조심스러워 공개적으로 지적하지 못하는 내용은 현시점에서의 경찰과 검찰의 법률지식에 관한 수준 차이이다. 법률지식의 차이로 인하여 잘못된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된다면 유죄가 무죄로 둔갑할 수도 있다. 검찰 구성원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중심이 되어 있는 반면, 경찰 수사조직은 수사 전문성과 별도로 법률 판단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차이를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사실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에 대하여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억울한 사람은 구제되고, 범죄자는 법에 따라 처벌받으며, 사건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완수사권의 존치 여부 역시 ‘검찰의 권한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가장 두텁게 보호하는 제도가 무엇인가’라는 기준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국회의 논의 과정을 보면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와 제도의 장단점,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입법 과정은 마치 입법 레이스를 보는 듯하여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사법제도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시기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서둘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한 번 바뀐 형사절차는 수많은 국민의 삶과 재판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며, 그 부담은 정치인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이 떠안게 된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검찰을 약화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데 있어야 한다. 권한의 분산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국민이 보다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받고, 억울한 사람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어야 한다. 개혁은 검찰을 위한 것도, 경찰을 위한 것도, 정치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직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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