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7.6%였던 생성형 AI 서비스 경험률은 불과 2년 만에 44.5%까지 치솟았다. 2.5배를 넘는 증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1일 발표한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는 이 숫자 뒤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태블릿PC가 먼저 가른다
생성형 AI 접근성 격차는 스마트폰 보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70대 이상에서도 92.6%에 달하고, 60대(99.8%)와 20~30대 간 격차는 0.2%p로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태블릿PC는 다르다. 20대(49.2%)·30대(47.4%)와 70대 이상(6.3%) 간 보유율 격차는 40%p를 넘어섰고, 이 간극은 벌어지는 중이다.
기기 격차는 곧 활용 격차다. 태블릿PC 보유자는 미보유자 대비 직업·직장 목적 인터넷 이용률이 14.3%p, 교육·학습 목적이 14.0%p 높다. 화면이 크고 키보드 연결이 가능한 태블릿PC는 생성형 AI를 업무와 학습에 적극 활용하는 기반이 된다.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어도, 생산적으로 쓸 수 있는 기기가 없다면 AI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전 연령이 움직였다… 그러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증가세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50대 경험률은 전년 대비 8.7%p 급증한 64.3%를 기록했고, 60대는 처음으로 50%선을 돌파(50.3%)했다. 12~19세는 전년 41.3%에서 59.7%로 18.4%p 뛰어 전 연령대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학습·창작 영역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이 상승세가 가리는 숫자가 있다. 70대 이상 경험률은 4.9%로 전년(7.2%)보다 오히려 줄었다. 다른 세대가 일제히 치고 올라가는 동안 홀로 역행한 셈이다. 30대(71.1%)와의 격차는 66.2%p. AI 대중화의 파고가 높아질수록 이 간극은 더욱 가시화될 수밖에 없다.
사무직·전문직, 업무 도구로 안착
직업군별 데이터는 생성형 AI가 어디에서 가장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무직 경험률은 71.9%로 전년 대비 21.2%p 뛰었고, 전문·관리직은 70.4%(+17.4%p)를 기록했다. 단순 체험을 넘어 실질적 업무 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전문·관리직의 유료 구독률은 20.6%로 전 직업군 중 가장 높다. AI 서비스를 비용을 내고 쓸 만한 업무 도구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반면 서비스·판매직(38.3%), 생산관련직(24.6%), 농림어업직(5.9%)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연령 격차와 직업군 격차가 중첩되면서, 디지털 전환의 과실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쓰지 않는 이유, 세대마다 다르다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 이유에서도 세대 단층이 드러난다. 전 연령대 공통으로 ‘관심이나 필요가 없어서’가 1위지만, 70대 이상은 ‘이용 방법을 몰라서'(26.1%)와 ‘서비스가 있는 줄 몰라서'(22.5%)가 유독 높다. 정보 자체에 닿지 못하는 문제다. 반면 20~30대는 ‘사생활 침해 우려'(11~12%)와 ‘보안 문제 우려'(8~12%)를 이유로 드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같은 ‘미이용’이지만 이유의 성격이 다르다. 고령층에겐 접근의 문제, 젊은층에겐 신뢰의 문제다.
‘안다’와 ‘실천한다’ 사이의 거리
AI 인식과 윤리적 활용 사이의 간극도 이번 조사의 눈여겨볼 대목이다. ‘알고리즘 편향성, 오정보, 프라이버시 침해 등 AI 기술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47.3%로 AI 역량 문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위험성을 고려해 AI를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38.0%로 가장 낮았다. 알고는 있지만 그에 맞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9.3%p의 간극이, AI 교육 정책의 다음 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AI를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 인터넷 자체가 달라진다
AI 이용 여부는 인터넷 활용 방식 전반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AI 서비스 이용자의 교육·학습 목적 이용률은 71.8%로 미이용자(45.5%)보다 26.3%p 높고, 직업·직장 목적 격차도 25.0%p에 달한다. AI를 쓰는 사람들은 인터넷 자체를 더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AI 경험이 쌓일수록 더 넓게, 더 깊게 디지털 세계를 활용하는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면, 그 바깥에 머무는 사람들의 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성형 AI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김문선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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