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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흔히 멍이나 상처 같은 신체 폭력을 떠올리지만, 생활비를 쥐고 통장을 통제하거나 피해자 이름으로 빚을 지게 하는 ‘금융 학대’도 가정폭력의 한 형태다.
그런데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은행 거래 기록 7년 치를 살펴본 결과, 피해 여성은 저축이 줄고 빚이 늘어 신용점수가 떨어졌고 치과나 운동처럼 자신을 돌보는 데 쓰는 돈은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융 학대는 관계 초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영국 가정폭력의 3분의 1가량에서 금융 학대가 먼저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금융 학대는 몸에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금융 기록에는 뚜렷하고 측정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긴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2026년호에 영국 로이드뱅킹그룹 애나 트렌들과 런던메트로폴리탄대 니콜라 샤프제프스 연구팀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은행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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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저축 줄고 빚 늘어
연구팀은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킹그룹에서 2020~2024년 은행의 가정폭력·금융 학대 전담팀에 피해를 털어놓은 여성 5428명의 거래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피해 여성들의 7년간의 은행 기록을 나이와 소득, 거주 지역 등이 비슷했던 다른 여성 고객 1만5602명의 기록과 비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비교 대상보다 저축 잔액이 3501파운드(약 620만원) 적었고 신용점수는 109점 낮았다. 자동이체가 미납된 사람은 31.9%P,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한 사람은 34.6%P 높았다. 복지급여를 받는 사람도 28.4%P 높았다.
은행 고객 전체와 비교하면 자동이체가 한 번 이상 미납된 피해 여성은 63%로 은행 고객 전체(17%)보다 크게 많았다. 신용점수 평균은 767점으로 고객 전체(960점)보다 낮았고, 저축 잔액은 3088파운드(약 550만원)로 고객 전체 평균 1만4215파운드(약 2500만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연구팀은 피해 여성의 빚이 늘어난 데에는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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