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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팽창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기술 고도화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혈액'과 같은 17일 반도체 재료 부품 기업들의 몸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정밀 화학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기술적 해자를 보유한 전략 파트너로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반도체 전방 산업의 가동률 회복과 미세 공정 도입 확대가 소재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마의 선봉에 선 삼화페인트는 그간 일본이 독점해온 반도체 패키징용 핵심 소재인 '에폭시 밀봉재(EMC)' 원료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이날 오후 2시54분 현재 전일 대비 29.91% 급등한 1만 203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에폭시 수지는 습기와 충격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는 필수 재료로, 기술 난도가 높아 진입 장벽이 매우 두터운 분야다. 원료 의약품 전문 기업에서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PR) 소재로 영역을 넓힌 국전약품 또한 26.53% 폭등하며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밀 화학 소재 분야의 약진은 계속된다. 반도체 박리액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가진 엘티씨와 반도체 장비 부품 세정액 기술력을 보유한 에프엔에스테크는 각각 15%와 10%대 상승률을 보이며 강세다.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 기술을 보유한 HLB이노베이션과 특수가스 국산화를 선도하는 티이엠씨 역시 8% 이상 오르며 힘을 보태고 있다.
티이엠씨는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희귀가스 재활용 기술까지 확보하며 비용 절감의 핵심 키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공정 부품사들의 기세도 무섭다. 반도체용 세라믹 부품 전문 기업 미코는 현재 7.34% 상승한 1만 4630원에 거래 중이며, 전해질 및 반도체 특수가스 강자 후성 역시 6%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코는 자회사 미코세라믹스를 통해 증착 장비용 히터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비중을 높이며 실적 퀀텀 점프를 준비 중이다. 극자외선(EUV) 마스크 보호용 부품인 펠리클 기술력을 갖춘 에프에스티와 에스앤에스텍 또한 3%대 상승하며 미세 공정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임을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중대형주들도 우상향 랠리에 동참했다. 반도체 연마재(CMP) 및 장비 부문 강자인 케이씨텍은 현재 4.66% 오른 4만 8250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 중이다. 첨단 소재 기업 한솔케미칼과 솔브레인은 과산화수소 및 식각액 공급망 내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두산과 OCI, 해성디에스 등도 패키징 소재와 고순도 폴리실리콘, 리드프레임 분야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재·부품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순환매도 뚜렷하다. 반도체 특수 전구체 기술을 보유한 레이크머티리얼즈와 지오엘리먼트, 제이아이테크는 원자층 증착(ALD) 공정 확대에 따른 성장이 기대되며 빨간불을 켰다. 엘케이켐과 켐트로스, 덕산테코피아 등 정밀 화학 기업들도 감광제 및 핵심 첨가제 공급 확대 소식에 힘을 얻고 있다. 세정액 재활용 기술의 엘티씨와 고순도 케미칼의 퓨릿, 삼양엔씨켐 또한 업황 회복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부품 및 검사 분야의 강소기업들도 일제히 도약하고 있다. 합성쿼츠 부품의 비씨엔씨와 세라믹 파츠의 케이엔제이, 월덱스는 소모성 부품 교체 주기 단축에 따른 실적 방어력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테스트 소켓 및 핀 전문 메가터치와 마이크로컨텍솔, 타이거일렉은 HBM 테스트 수요 급증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스템 반도체 범핑 및 패키징 전문 기업 네패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후공정 외주 확대 수혜주로 꼽히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장비 부품의 정밀 세정 및 코팅을 담당하는 한솔아이원스는 장비 수명 연장과 수율 향상의 핵심 파트너로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수가스 정제 및 공급 장치 분야의 티이엠씨씨엔에스와 반도체용 화학 소재 국산화의 선두 주자인 와이씨켐 역시 미세 공정 도입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반도체 유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스에아엠티와 이차전지 소재를 넘어 반도체용 첨단 첨가제로 영역을 넓힌 천보는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역량을 입증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 웨이퍼 운송 용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3S와 기판 및 부품 소재의 KX하이텍, 그리고 필터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공정용 제품을 공급하는 시노펙스도 견조한 매수세를 확인했다.
자율주행 및 로봇용 제어 기술을 반도체 이송 장치에 접목한 유니트론텍과 고순도 특수 금속 소재 제조사인 에이치브이엠은 차세대 소재 시장의 선점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플라즈마 전원 장치 분야의 뉴파워프라즈마와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부품 전문 웰킵스하이텍, 그리고 식각 공정용 불산 제조의 램테크놀러지 또한 업황 회복의 온기를 나누며 강세로 마감했다.
한편 가상자산 관련주로도 분류되는 위지트는 테마 내 수급 변화에 힘입어 7%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증권사 소재·부품 담당 연구원은 "HBM3E 등 차세대 메모리 생산을 위해서는 기존에 쓰이지 않던 특수 에폭시나 고순도 가스가 필수적"이라며 "삼화페인트나 국전약품처럼 특정 공정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주는 국산화 성공 기업들의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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