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천당제약 쇼크'에 코스닥시장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바이오 ETF(상장지수펀드)에 삼천당제약이 속속들이 빠지고 있다. 삼천당제약 중심의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TIME 코스닥액티브' ETF에서는 삼천당제약이 아예 자취를 감췄고 다른 코스닥 액티브 ETF들도 IT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10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TIME 코스닥액티브 ETF와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각각 –16.79%, -14.75%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RISE 바이오TOP10액티브' ETF(-14.63%),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12.74%), 'TIME K바이오액티브' ETF(-11.65%),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10.57%) 등 바이오 관련 ETF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17일 코스닥시장의 활성화와 수급 개선을 위해 출시된 코스닥 액티브 ETF는 초기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관심을 받았으나 삼천당제약의 주가 폭락에 코스닥시장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일순간 얼어붙으면서 수익률이 수직 낙하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바이오 기업들이 시총 상위권에 이름을 많이 올리고 있고 개별 기업의 악재는 바이오주 전체 투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여파가 더 컸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인슐린 등 개발 기대가 더해지면서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111만5000원을 기록하면서 '황제주(1주당 100만원이 넘는 대형주)'에 등극했고 30일 장 중에는 128만40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주가가 파죽지세를 달렸다. 이튿날인 31일 삼천당제약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향후 10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미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의구심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계약임에도 파트너사가 공개되지 않은 점, 초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금액이 비교적 낮은 점, 통상적인 제약·바이오 업계와 다른 수익 배분 구조 등이 의혹을 키웠다. 대주주의 2500억원 규모 지분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독점 계약에 대해 "미국 본계약서에는 10년간 15조원 규모의 '구속력 있는 매출 전망(Binding Sales Forecast)'이 명시돼 있다"며 "파트너사가 2년 연속 목표치의 5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당사가 즉시 '계약 해지(Termination)'를 결정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까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도 2500억원 규모 지분 매각을 철회했으나 지문 매각을 위해 미국 공급 계약 규모를 과대 포장했다는 의혹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이런 논란 끝에 전날 종가 기준 50만4000원을 기록하면서 약 열흘 만에 고점 대비 주가가 50%가 넘게 빠졌다.
삼천당제약 쇼크에 놀란 자산운용사들은 코스닥액티브 ETF를 포함해 바이오 관련 ETF의 포트폴리오를 급히 조정했다. 출시 초시 삼천당제약을 8% 담고 있던 TIME 코스닥액티브 ETF는 현재 ISC(8.99%), 에코프로(7.20%), 에코프로비엠(5.95%), 알테오젠(5.70%), 리노공업(4.39%), 파두(3.19%) 등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반도체 소·부·장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삼천당제약을 10% 담고 있던 RISE 바이오TOP10액티브 ETF도 현재는 리가켐바이오(12.40%), 올릭스(11.79%), 에이비엘바이오(10.47%) 등으로 구성 종목을 바꿨다. 주로 운용역이 빠르게 편입 종목을 편출입 할 수 있는 액티브 ETF를 중심으로 삼천당제약의 이름이 빠르게 사라졌다.
바이오 액티브 ETF 중 순자산총액(3724억원)이 큰 'TIME K바이오액티브' ETF와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기술이전(License-out) 테마에 집중하는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에도 삼천당제약이 모두 빠졌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천당제약은 최근 (시가총액이) 28조9000억원(3월 30일)까지 갔다가 4영업일 만에 14조3000억원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패시브 수급 감소 및 펀드 환매에 따른 타 종목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금융감독원에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 변동성은 한동안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이 변동성이 타 바이오텍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위험을 고려하면서 개별 종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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