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산업통상부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두 달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28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 등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4월 평균 톤당 315달러에서 이달 19일 기준 163달러까지 떨어졌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격차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통상 톤당 250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현재는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돌면서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역마진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불과 1분기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중동전쟁 여파로 제품 가격이 상승한 데다 저가 원재료를 투입하는 ‘긍정적 래깅 효과’가 겹치며 주요 석유화학사의 실적이 개선됐다. 대산산단에 사업장을 둔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648억 원을 기록했고 롯데케미칼도 연결기준 7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대산석화단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확보한 고가 원료를 투입해야 하는 반면 제품 가격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 역마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단기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중국의 신규 화학 생산능력이 하반기 3400만 톤을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상반기 435만 톤의 약 8배 규모다. 더구나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배관·건자재·인테리어 등 범용 화학제품 수요 회복도 더뎌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업황 악화 속에 국내 대표 NCC(나프타분해시설) 산단인 대산산단도 구조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정부 승인을 받아 대산 NCC 통합을 추진 중이다. 연간 110만 톤 규모의 롯데케미칼 NCC 설비와 권리를 연간 85만 톤 규모의 HD현대케미칼로 이관해 중복 설비를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인다.
이런 가운데 울산 에쓰오일의 9조 원 이상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기존 NCC 공정을 거치지 않는 TC2C 기술을 상업화해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 수율을 7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전의 한 화학공학과 교수는 “샤힌 프로젝트는 공장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산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며 “상업화에 성공하면 기존 NCC의 원가 경쟁력이 더욱 흔들릴 수 있어 대산도 구조개편과 고부가 제품 전환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대산산단은 에틸렌 스프레드 급락, 중국발 공급과잉, 생산방식 변화라는 삼중 압박 속에 얼마나 빠르게 산업 체질을 바꾸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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