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수혜 소비’ 보고서
타 지역 대비 소비 최대 4% 높고
상반기 테슬라 인도량 105.6%
이천 거주자, 수도권 주택 매입
한은 “소득 증가 파급효과 기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호황으로 지급된 성과급이 경기 이천·화성, 충북 청주 등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천 거주자들은 수도권 주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선 테슬라를 비롯해 고가품 소비에도 집중됐다.
한은은 31일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천·화성·청주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의 소비(카드사용액)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 성과급 지급 이후 월별 소비가 다른 지역보다 최대 4% 많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이를 환산하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소비 증가액이 약 1조1000억원, 이 흐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지면 약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화성·평택시에는 삼성전자가, 이천시, 청주시 흥덕구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한은은 이러한 소비 증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0.03% 높이고, GDP 성장률은 0.02%포인트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성과급 지급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GDP는 0.08~0.12%, GDP 성장률 역시 0.06~0.09%포인트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같은 반도체 수혜지역이더라도 수도권과 가까이 위치한 곳과 아닌 지역의 소비 유형 차이가 나타났다. 수도권에 가까운 이천은 주택 매입이 늘어났으나 수도권과 먼 청주 흥덕구에선 고가 제품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반도체 거주자 비중(6.8%)이 가장 높은 이천에선 가구·가전, 주방용품, 부동산 중개 서비스 등 주택 취득과 연관성이 높은 품목의 소비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었다. 이천의 전국 대비 주택 관련 소비 증가율은 성과급이 지급된 올해 2월 9.2%포인트에서 6월 22.2%포인트로 상승했다.
실제로 이천 거주자의 동탄 지역 주택 매입 건수는 올해 1~6월 158건으로, 지난해 연간 매입 건수(155건)를 넘어섰다.
반면 청주 흥덕의 주택 관련 소비 증가율은 올해 2월 4.4%포인트, 6월 2.8%포인트에 그쳤으나 자동차, 백화점 등에서 소비가 많았다. 올해 1~6월 청주 흥덕의 자동차와 고가 재량소비재(백화점 등) 소비는 전국 대비 각각 0.5%포인트 높았다.
이천 거주자들은 성과급 지급 후 경기 동탄·용인·수원·성남·하남 등의 부동산 매입을 크게 늘렸으나 청주 거주자들은 대전·충청권에 계속 머무른 것이다.
한은은 그러나 소비가 대체로 자동차, 백화점 등 고가의 재량재에 편중됐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반도체 고노출 지역 3곳의 올해 1~6월 월평균 테슬라 인도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5.6%에 달해 전국 수준(77.2%)을 크게 웃돌았다. 고가 제품의 소비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약하다.
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이천은 수도권 인접 지역이어서 성과급이 주택시장으로 더 많이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며 “늘어난 소득이 (주택 등) 자산시장보다 소비로 이어질 때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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