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등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로 마감하며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8800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개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대규모 매수세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사들의 현물 매수 수요가 늘어난 데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결정까지 겹치며 증시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효과로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가 급등, 코스피는 9000선을 코앞에 두게 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9000선에 도달하려면 약 2.4%(211.62포인트), 1만 선까지는 약 13.78%의 추가 상승만 남겨뒀다.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매도를 받아낸 기관 매수세에 쏠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2조 528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2조 9201억 원을 순매도하며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음에도 지수가 급등한 것은 기관이 이를 대부분 받아냈기 때문이다. 기관 자금 중 개인들의 ETF 매매로 추정되는 금융투자가 2조 7409억 원을 사들였고 개미들은 385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9일 ‘사자’로 전환했던 연기금은 257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기관 매수세의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꼽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잇달아 상장되면서 ETF 운용사들이 실제 현물을 매수해야 하는 수요가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기관 자금이 대형주로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 대금은 이날 9조 535억 원에 달했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약 20% 급등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개의 합산 순자산(AUM)은 전날 기준 5조 9498억 원 규모다.
이에 따라 AI 관련 대형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10.9% 급등한 34만 9000원을 기록했고 LG전자는 상한가로 38만 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3.73%)도 코스피 시가총액 4위를 회복했다.
코스피 급등에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19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도 25%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올해에만 운용 성과로 360조 원에 달하는 기금을 벌어들였다.
다만 지수 상승 이면에서는 종목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은 183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32개에 달했다. 전체 종목의 약 19%만 오른 셈이다.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판매 업체(-5.38%), 종이와 목재(-5.19%), 건설(-4.66%), 부동산(-3.55%) 등 전통 산업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중심 투자심리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극소수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관련 자금이 유입되면서 운용사들의 현물 매수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지수는 우상향하고 있지만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과도하게 많아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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