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성과급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 영업이익 12% 특별포상 검토안이 나왔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카카오는 올해 임금협약 결렬 뒤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반도체와 플랫폼 업계에서 보상 산정 방식을 둘러싼 불신이 커지면서 AI 인재 확보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노위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과 연봉 50% 상한을 유지하는 검토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반도체(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하면 OPI 외에 특별포상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포상 재원은 영업이익의 12% 수준이다. 회사가 앞서 제시한 10%보다는 높고 노조가 요구해온 15%보다는 낮다.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성과급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와 제도화가 빠졌고 OPI 상한 폐지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입장에서는 성과급 액수보다 성과 배분 공식의 예측 가능성이 핵심이다. 반도체 업황이 AI 반도체 수요를 타고 회복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의 과실을 구성원에게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성과급 갈등은 플랫폼 업계로도 번졌다. 카카오 노조는 올해 임금협약 결렬 뒤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일부 보도에서는 노조 요구안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하면 13~15%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노조는 숫자만 부각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교섭 결렬의 핵심은 성과급 액수가 아니라 보상 구조의 불균형이라는 주장이다.
카카오에서는 경영진 보상과 직원 보상 간 격차, RSU 등 주식보상을 성과급 산정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쟁점으로 거론된다. 플랫폼 기업도 AI 서비스와 데이터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국면이다. 개발자와 AI 인력을 붙잡기 위한 보상 설계가 더 중요해진 만큼 보상 불신은 조직 경쟁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플랫폼 업계에서도 온도 차는 있다.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조정 절차에 들어간 카카오와 대비된다. AI 검색, 초거대언어모델, 클라우드 경쟁이 본격화된 시점에 내부 보상 갈등을 얼마나 빨리 관리하느냐도 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
■ 기준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공통 쟁점
시장에선 이번 갈등을 단순한 성과급 지급률 논쟁보다 보상 산정 방식에 대한 신뢰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OPI 상한과 특별포상 제도화 여부가 쟁점이다. 카카오는 성과급 재원과 경영진 보상, RSU 반영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업종은 다르지만 성과 배분 기준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공통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을 단순한 임단협 이슈로만 보지 않는다. 반도체와 플랫폼 모두 AI 전환기를 맞았다. 핵심 인재 확보가 중요해졌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AI 인재전쟁이 치열해질수록 보상 체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성과급 갈등이 길어지면 핵심 인력 유지 비용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인재 시장에서는 연봉뿐 아니라 성과급과 주식보상을 포함한 총보상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공격적인 보상안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보상 산정 방식에 대한 불신은 인재 이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갈등이 K-빅테크 보상 체계의 시험대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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