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 효과에 '전인미답'의 성장세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pixabay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증명했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뛰었고 그 훈풍은 다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들로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7분 기준 코스닥시장 반도체 소·부·장 '대장주' 리노공업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7% 상승한 11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비전(4.27%), 주성엔지니어링(3.61%), 이오테크닉스(2.53%), 대덕전자(2.35%), 원익IPS(2.14%), 한미반도체(1.98%) 등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자랑 중이다.
리노공업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검사용 '프로브(PROBE)'와 반도체 검사용 소켓(IC TEST SOCKET)을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IC TEST SOCKET과 프로브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5.48%, 23.38%다.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 효과에 '전인미답'의 성장세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41조8359억원)를 약 37% 상회하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실적으로 증명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훈풍은 이제 반도체 소·부·장 업종으로 향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1월 2일~3월 31일) 주성엔지니어링의 상승률은 119.13%에 달했다. 이어 파두(116.23%), ISC(109.72%), 한미반도체(97.01%), 대덕전자(62.84%), 원익IPS(59.20%), 한화비전(58.12%%), 리노공업(56.55%) 등 종목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자랑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9.89%였던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수익률은 시장 성과를 크게 웃돈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한화비전, 이오테크닉스 등 후공정 장비 업체의 성장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후공정 기술력이 칩 성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채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공정 장비 업체들의 주가 상승이 가파른데 YTD(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으로 IDM(종합반도체기업)이 32%, 전공정 장비가 57%인 반면 후공정 장비는 67%로 올해도 아웃퍼폼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산업 내 후공정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IDM CAPEX(설비투자) 내 후공정 투자 비중이 커진 영향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대 이후 후공정 장비의 매출액 CAGR(연평균성장률)은 약 20%로 타 소·부·장 업종 평균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AI 가속기 수요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증설이 지속되는 한 후공정 장비 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수혜를 고루 누릴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3개월 'TIGER 반도체 TOP10' ETF에는 5조71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최대 규모다.
TIGER 반도체 TOP10 ETF는 SK하이닉스(28.92%)와 삼성전자(26.42%)의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한편 한미반도체(15.31%), 리노공업(7.57%), 원익IPS(5.17%), 이오테크닉스(4.80%) 등 반도체 소·부·장 업종을 고루 담고 있어 메모리 슈퍼사이클 흐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TIGER 반도체 TOP10 ETF와 비슷한 포트폴리오로 이뤄진 'KODEX 반도체' ETF에도 같은 기간 1조370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이 2분기에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예상하는 만큼 반도체 소·부·장 업종을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심은 이란발(發) 사태 등으로 2분기 반도체 수출 슈퍼사이클의 훼손 여부인데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하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수출 전망 지수는 191.4로 1분기 187.6보다 상승했는데 (이는)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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