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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파업 일주일 앞두고 반도체 비상관리 체제 돌입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인프라 확대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메모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이 멈추면 단순 수량 손실을 넘어 장기...

삼성전자, 파업 일주일 앞두고 반도체 비상관리 체제 돌입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노조 총파업을 일주일 앞두고 반도체 생산 비상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회사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잇따라 대화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사실상 거부하며 투쟁 노선을 굳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하자 민주노총이 즉각 반발하면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규 웨이퍼 제한·HBM 위주 재편…선제 조치 시작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최첨단 선단 공정 위주로 재편하는 사전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 개시 이전부터 생산량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인프라 확대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메모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이 멈추면 단순 수량 손실을 넘어 장기 공급 계약과 글로벌 파트너십 전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파업이 18일간 지속될 경우,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 및 정상화 과정에 추가로 2~3주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회사·중노위 대화 제안에 노조 "성과급 제도화 없으면 대화 없다" 거부

삼성전자는 이날 노조에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중노위도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 재개를 요청했다. 지난 2차 회의 결렬 하루 만이다.

그러나 김재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정책기획국장은 "현재로서는 협상 계획이 없다"며 "성과급 투명화, 상한폐지, 제도화 안건이 있으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및 성과급 15% 제도화에 대해 삼성전자 측이 난색을 표시중인 만큼, 사실상 노사간 대화 재개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인다.

노조는 이재용 회장의 직접 등판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13일 천막농성 17일차 공지문을 통해 "경쟁사 총수가 파격적인 결단으로 인재를 지켜낼 때 이재용 회장은 왜 침묵으로 방관하고 있느냐"며 "위기에 빠진 삼성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총수의 직접적인 결단뿐"이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 총수가 개별 사업장 임금 교섭에 직접 나선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어 파업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긴급조정권 발동하라" vs 민주노총 "여론몰이 중단하라"

재계가 정부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공개 촉구하자 민주노총이 즉각 반발하며 전선이 확대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재계와 보수언론, 학계에서 '산업마비 파국', '시장 대혼란'을 운운하며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압박을 확산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논리로 위축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단지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면 자동차, 조선, 철강, 배터리 등 이른바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노동자의 합법적 파업은 언제든 국가 개입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교섭 구조 자체도 문제 삼았다. "삼성은 오랜 기간 무노조 경영 기조 아래 실질적인 교섭 구조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방치한 채 파업 가능성만을 문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노사 자율교섭 원칙에 따라 원만한 교섭 해결을 위한 역할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정부도 부정적 입장…"성장·수출 전반 리스크"

정부도 이날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삼성전자 파업의 경제적 영향을 공식 의제로 다뤘다.

참석자들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수출·금융시장 등 전반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노사 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신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총리와 한은 총재, 금융당국 수장이 한자리에 모여 민간 기업 노사 문제를 정식 의제로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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