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시계 정상화 기대감…지배력 강화 행보 탄력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당장 불확실성 걷었지만, 노사 '신뢰 회복'은 숙제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데일리한국
[데일리한국 이보미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꼽히던 총파업 우려를 극적으로 털어냈다.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 강화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정체됐던 사업 전반의 추진 동력이 다시 회복되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선스(증권사 추청치 평균)는 348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첫 과반 노조가 출범한 한 달 전(302조원)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 전망치도 612조원에서 678조원으로 9%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과 가격 상승이 맞물린 '슈퍼사이클'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전날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로 예고된 총파업을 목전에 두고 2026년 임금협약 잠정안을 도출하며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노조는 총파업을 유보하고 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치기로 했고, 합의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
삼성전자 HBM4 양산 출하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구조적 수요 강세와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판가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분기 메모리 가격이 서버 D램과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중심으로 50% 이상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미 빅테크 4사의 1분기 토큰 사용량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6개월 내 토큰 사용량은 3배, 1년 기준으론 7배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올해 2분기엔 85조원, 3분기엔 100조원, 4분기엔 10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사 임금 협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률을 반영하고도 반도체 가격 강세가 실적 견인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번 잠정 합의안을 기반으로 신설된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단순 계산하면 연 4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타결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경영 시계도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경영 리스크를 조기 진화한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을 발판 삼아 반도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혁신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업계에선 이번 협상 타결이 단순 노사 갈등 봉합을 넘어 삼성전자가 다시 AI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투자 정상화에 집중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4월 23일 경기도 평택캠퍼스 앞에서 개최한 투쟁결의대회 모습. 사진=초기업노조 제공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서도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동안 시장에선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최대 공급자인 삼성전자의 파업으로, 전 세계 기술 공급망 전체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블룸버그와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삼성전자의 파업 보류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이번 타결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생산량 감소 우려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에 급한 불은 껐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남은 과제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아직 노조의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에 따라 노사가 다시 갈등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남아 있다. 높은 가능성은 아니지만, 조합원들의 찬성표가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잠정합의안은 부결되고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반도체 산업 특성상 노사 간 견고한 신뢰가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근본적인 노사 문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잠정 합의안 도출 이후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더욱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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