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상한 폐지·투명화 등 요구
노조, 내달 21일부터 총파업 수순
반도체 생산 차질·기업 손실 우려
일부 주주들, 파업 반대 맞불 집회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오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성과 배분 방식을 둘러싼 갈등 속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 과반노조를 달성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를 요구하며 총파업까지 예고하자 노사 갈등이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평택궐기대회’ 문구가 적힌 전세버스가 잇따라 도착했고 투쟁 문구가 적힌 검은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후 1시께 캠퍼스 인근 왕복 8차선 도로는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이날 집회에는 약 4만명이 모여 당초 예상인 3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집회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참여했다. 단일 기업을 중심으로 모인 만큼 요구사항이 비교적 명확하게 수렴된 모습이었고 구호와 행동에서도 높은 일체감이 드러났다. 현장 참가자의 상당수는 20·30대 젊은 직원들로 보였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적지 않게 섞여 세대 전반으로 확산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오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현장에서는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수만명이 일제히 앞뒤로 바꿔 들며 구호를 외쳤다. 요구사항이 담긴 대형 현수막과 정교하게 맞춰진 움직임은 대규모 ‘매스게임(집단 퍼포먼스)’을 연상케 했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화제가 된 2006년 삼성전자 신입사원 연수 매스게임이 조직의 결속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면 20년이 지난 이날 집회는 성과급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채워졌다.
집회에 참여한 용인캠퍼스에 근무하는 30대 직원 A씨는 “위기를 잘 버텨온 직원들에겐 호황기에 맞는 성과급이 필요하다”며 “올해 주주총회에서 업계 최고 수준 인재 대우를 약속한 만큼 이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캠퍼스에서 온 40대 직원 B씨 역시 “임원 보수는 높은데 직원에게 돌아오는 몫은 체감하기 어렵다”며 “투명한 성과급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경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오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노조는 이번 집회를 계기로 총파업 수순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이에 앞서 조합비 자동 공제 방식인 ‘체크오프’ 도입으로 조직 결집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기업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일부 삼성전자 주주들이 주주 권익 보호를 요구하고 파업 반대 집회를 열며 우려가 외부로 확산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는 수요와 가격이 높은 상황이어서 생산에 영향을 미치면 과거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클 수 있고 고객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재 유출 방지도 중요하지만 단기 성과급 확대보다 장기적인 보상 체계와 동기 부여 시스템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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